중국 CSOT, 애플 LCD 시장 '노크'...LG디스플레이 경쟁사 되나
리둥성 TCL 회장, 애플 미국 본사 방문 예정
TCL CSOT, IT 제품 LCD 시장에서 BOE 추격
"맥북이나 아이패드 LCD 납품이 목적" 관측
2022-07-26 이기종 기자
중국 CSOT가 애플 IT 제품 LCD 시장 진입을 노린다. CSOT가 애플 IT 제품 LCD 공급망에 진입하면 향후 이 시장 선도업체 LG디스플레이와 경쟁할 수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 리둥성 회장이 조만간 애플 미국 본사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둥성 회장은 이번주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와 삼성전자를 찾고, 일본 JOLED를 방문한 뒤 애플 본사를 찾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둥성 TCL 회장의 애플 방문 목적은 애플 맥북(노트북)이나 아이패드(태블릿) 등 IT 제품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납품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T 제품은 태블릿과 노트북, 모니터 등을 말한다.
TCL의 패널 계열사 CSOT는 IT 제품 LCD 패널 시장에서 자국 경쟁사 BOE를 추격 중이다. 큰 그림에서 보면 CSOT는 BOE와 LCD 시장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했지만 IT 제품 LCD 분야에서는 CSOT가 열세다.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서도 BOE가 CSOT에 우위에 있다.
BOE는 애플에 아이폰 OLED는 물론, 맥북과 아이패드 LCD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BOE가 패널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애플 맥북 LCD 시장에서 3위, 아이패드 LCD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CSOT가 IT 제품 LCD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 노력하면서 CSOT와 BOE 사이 신경전이 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CSOT는 애플에 아이폰 OLED를 납품하기 위해 올 상반기 아이폰 OLED 생산라인 검토팀도 꾸렸다.
CSOT의 이러한 노력은 애플 IT 제품 LCD 시장을 이끌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도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애플 IT 제품 중에서도 고부가 LCD 패널 점유율에선 LG디스플레이가 앞서지만 경쟁사가 늘면 단가 경쟁 정도가 커질 수 있다.
CSOT와 BOE의 경쟁은 세계 1위 TV 업체 삼성전자 LCD TV 패널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BOE는 올 상반기 삼성전자에 1000억원 수준의 LCD TV 패널 광고 로열티 지급을 거부하면서 삼성전자에 납품할 TV 패널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CSOT는 올해 삼성전자 LCD TV 중에서도 하이엔드 제품용 패널을 대만 AUO, 일본 샤프(대만 폭스콘에 인수), LG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주력으로 납품하고 있다.
한편, 애플 맥북 LCD 패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옴디아는 애플의 맥북 패널 구매량을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2680만대로 예상했다. 패널 업체별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 55%(1480만대), 샤프 28%(750만대), BOE 17%(450만대) 등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시된 13.6인치 맥북에어에선 LG디스플레이가 63%(420만대), BOE가 37%(250만대)씩 납품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애플 아이패드 LCD 패널 시장에서는 BOE 점유율이 45%(25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으로 LG디스플레이 38%(2100만대), 샤프 18%(1000만대) 순이다. 올해 전체 아이패드 패널 물량이 지난해 7550만대보다 약 2000만대 줄어든 5600만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샤프 물량이 급감하면서 BOE 점유율 전망치가 지난해 34%에서 올해 45%로 11%포인트 뛰었다.
현재 맥북과 아이패드는 모두 LCD 패널을 적용한다. 애플의 첫번째 OLED IT 제품인 11.0인치와 12.9인치 OLED 아이패드는 2024년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