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론 2분기 실적 부진...삼성 모바일 카메라모듈 시장 변화 신호탄
지난 2분기 매출 5% 감소...영업이익은 45% 급감
올해 스마트폰 시장 불확실...내년도 낙관 어려울 듯
내년 삼성 갤A24·34·54 후면카메라 4개→3개 감소
2022-08-03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협력사 파트론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량 감소 탓이다. 올 하반기와 내년 스마트폰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삼성전자가 내년 일부 모델의 후면 카메라 모듈 개수를 줄이기로 하는 등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그간 다른 부품보다 수혜폭이 컸던 카메라 모듈 업계에도 변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파트론의 2분기 실적은 매출 2840억원, 영업이익 80억원으로 잡정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2.8%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45% 줄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 21%, 영업익 61%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한때 스마트폰 유통재고가 5000만대에 육박해 재고관리 차원에서 협력사에 대한 부품 주문량을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선 2분기 파트론 실적에서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 변화를 읽고 있다. 아직 엠씨넥스와 파워로직스, 캠시스, 나무가, 코아시아옵틱스 등 다른 카메라 모듈 업체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파트론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 우세하다. 파트론이 올해 카메라 모듈 협력사 중 실적이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돼왔기 때문이다.
2분기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사업(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7791억원)도 전년 동기보다 4%, 전 분기보다 10% 하락했다. 삼성전기는 과거 갤럭시S와 노트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주로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지만 최근에는 중가 갤럭시A 시리즈에도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부진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은 시장 위축으로 소폭 감소할 수 있지만 플래그십 판매를 늘려 전년비 매출을 늘리고 평균판매가격(ASP)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2억7000만대 출하했다.
2분기에는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비 9% 역성장하는 등 업황이 나빴지만, 하반기와 내년에 반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 카메라 모듈 업계 고민이 있다. 최근 2~3년 사이 프리미엄 시장을 애플이 장악하면서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와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됐는데,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중국 업체와 경쟁하면서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중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제품 비중은 50%까지 늘었다. 지난 2018년 67%였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비중은 지난해 50%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일부 모델 후면 카메라 모듈 개수를 줄일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중가 갤럭시A24와 A34, A54 모델 후면에는 트리플(3) 카메라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전작인 A23과 A33, A53 등에 탑재됐던 쿼드(4) 카메라보다 하나씩 적다. 소비자 사용빈도가 낮은 심도나 접사 같은 기능이 우선 빠질 예정이다.
이 때문에 내년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는 또다른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 공급업체를 늘리고, 카메라 모듈 최종조립(캘리브레이션) 공정을 직접 진행하는 형태로 단가를 절감해왔다. 내년에는 업체별 생산능력과 수율, 액추에이터 등 차별화 기술, 차량 카메라 모듈 사업 비중 등이 개별 업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엠씨넥스와 파트론 등은 현대차·기아에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고 있다. 파트론은 이 시장 점유율이 한자릿수 초반대로, 엠씨넥스와 세코닉스보다 물량이 작다. 코아시아옵틱스는 렌즈와 카메라 모듈 수직계열화, 나무가는 3D ToF(Time of Flight) 등 차별화 요소를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공급망에 진입한 자화전자가 삼성 스마트폰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부품을 지속 공급할지도 변수다.
지난해 파트론과 나무가는 약진했고, 엠씨넥스와 파워로직스, 캠시스는 부진했다. 2019년 연매출 1조원을 기록했던 파워로직스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였다. 2019년에는 파트론과 엠씨넥스, 파워로직스 세 곳이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 스마트폰 렌즈 시장에서 국내 업체는 세코닉스와 코아시아옵틱스 등 2곳만 남은 상황이다. 절반을 웃도는 나머지 렌즈 물량은 대만 라간정밀과 서니옵티컬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