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메모리 회사 제재 배경은 '마이크론'

미국 정부 움직였을 가능성 커

2018-11-06     이수환 기자 | shulee@bestwatersport.com
미국이 중국 D램 회사 푸젠진화집적회로공사(JHICC)를 압박하는 배경에는 마이크론이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푸젠진화를 상대로 미국 상무부와 법무부가 잇따라 제재에 들어간 이유로 마이크론이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의 관점보다 지난 7월 중국 푸센성 지방법원이 마이크론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잠정 중단시킨 것에 대한 반발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마이크론이 미국 정부를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푸젠진화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적재산권(IP)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기업의 기술을 훔치지 않았다”라며 “마이크론이 각종 수단을 동원해 방해 공작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푸젠진화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UMC를 통해 마이크론 D램 기술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푸젠진화는 렉스칩 사장 출신인 대만인이 이끌고 있다. 렉스칩은 마이크론그룹 산하의 D램 업체다. 마이크론은 렉스칩에 근무하던 전직 직원이 UMC에 기술을 유출했고, 이 내용이 푸젠진화에 흘러갔다는 정황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1월 이에 맞서 UMC, 푸젠진화는 마이크론이 D램 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푸젠성 지방법원에 마이크론 제품판매 금지와 2억7000만위안(약 450억원) 배상을 요구하며 대응했다. 해당 법원은 마이크론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잠정 중단시켰다. 마이크론은 적반하장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법원이 자국 내에서 마이크론에 대해 실력행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푸젠진화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라며 “논란이 확대되면 칭화유니그룹, 허페이창신 등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중국으로의 메모리 기술 유출 우려는 크게 퍼져 있는 상태다. 얼마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설계를 담당했던 상무급 임원이 허페이창신으로 이직한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이곳에는 SK하이닉스 제조그룹장 출신 전 임원도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