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전기차 배터리 만든 SK, 종합 에너지 기업 잰걸음
1982년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준비
2022-08-30 이수환 전문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통한 종합 에너지 기업 달성을 위해 기술력 기반의 글로벌 주도권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터리 사업과 후방 공급망 전반에 걸쳐 심화되고 있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진행된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 성장 스토리'에서 배터리 사업은 1982년 종합 에너지 기업의 비전을 제시한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이지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경영대학원 교수는 "배터리 사업은 SK이노베이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핵심으로 '딥 체인지'와 연계한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과 맞물려 있다"며 "기술집약, 자본집약, 노동집약의 3대 집약형 사업으로 SK가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자,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등의 산업이 오랜 준비를 해왔던 것처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도 다르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1992년 12월 유공 울산연구소가 정부의 G7 과학기술과제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주관 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미리 배터리 연구‧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확보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도 수십년 동안 축적한 석유화학 사업 덕분에 가능했다. 리튬 회수 기술의 경우 정유 공장에서 활용되는 여러 가지 촉매 기술 이용한 것이다. 현재 유미코아에서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원 개발은 포스코홀딩스와 연계해 진행 중이다. 리튬·니켈 등 원료 공급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양사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이 교수는 "그간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사업을 잘 해왔어도 시장에서의 가치 평가는 낮았던 측면이 있다"며 "종합 에너지 기업 관점에서 접근하고 후방 공급망 전반에 걸쳐 심화되고 있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SK이노베이션이 기업가정신학회와 함께 60년 혁신 성장 포인트를 짚어보는 차원에서 열렸다. '빅픽처(Big Picture)', '딥체인지(Deep Change)' 기준에 따라 10개의 구체적인 혁신 테마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