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CSOT에 LCD 美특허 577건 이전...BOE 겨냥 특허공격 시작하나

LCD 사업 철수 마무리...특허 매각액, 2분기 실적 반영 추정 CSOT와 모회사 TCL은 특허 보강...BOE에 특허 공격 가능성 삼성D, 중소형 OLED에선 BOE 등에 이미 특허 침해 경고 대형 LCD 패널 가격 급락...삼성D, 홀가분하게 "아듀 LCD"

2022-08-31     이기종 기자
'아듀 LCD'를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CSOT에 미국 특허 577건 등 전세계 특허 수천건을 이전했다. LCD 특허 처분까지 마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삼성전자로선 협력사인 CSOT로 삼성디스플레이 특허가 이전돼 관련 특허 사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CSOT가 경쟁관계에 있는 BOE에 특허 공격을 제기할 것인지가 업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패널 업체 CSOT에 미국 특허 577건을 지난 6월 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특허 수백건은 지난달 이전됐다. 국내 특허의 해외 패밀리 특허는 주로 미국 중심으로 출원(신청)·등록됐다. 일본과 중국, 유럽 등에서 확보된 패밀리 특허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CSOT에 매각한 전체 특허 규모는 2000건 내외로 추산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에 CSOT에 이전한 특허는 대부분 액정표시장치(LCD) 특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 LCD 사업 철수에 앞서 지난 2020년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을 CSOT에 매각한 바 있다. 특허 매각까지 마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LCD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특허 매각액은 2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CSOT와 이곳의 모회사 TCL은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매입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TCL은 특허가 취약해 그간 미국에서 수많은 특허소송에 노출돼왔다. 삼성전자로선 삼성디스플레이 특허가 CSOT로 이전돼 특허분쟁을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예방하고, 해당 특허 사용권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특허권자가 특허를 처분해도 기존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특허 사용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업계에선 CSOT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사들인 특허로 BOE에 특허분쟁을 제기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성장하던 산업 업황이 나빠지면 특허분쟁이 활발해진다. 시장 파이가 제한적인 상황에선 경쟁사 물량을 빼앗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1년여간 오르던 대형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1년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형 LCD 패널 가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내년까지도 회복이 불투명하다. CSOT 공장 가동률도 급감했다. CSOT가 BOE를 상대로 특허분쟁을 제기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대리전으로 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SOT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CSOT는 삼성전자에 LCD TV 패널과 스마트폰 패널 등을 납품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 TV 사업부가 BOE와 거리를 두면서 삼성전자 프리미엄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CSOT 비중도 늘어난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올해 초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BOE와 CSOT, 비전옥스 등 중국 패널 업체에 특허 침해를 경고했다. BOE로선 중소형 OLED 분야에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특허 침해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대형 LCD 분야 특허분쟁에 노출되면 중소형 OLED와 대형 LCD 모두에서 압박을 받게 된다. BOE는 LCD 업황 특수에 힘입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전세계 패널 업체 중 매출 1위에 오른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2020년 LCD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었지만 삼성전자 TV 사업부 요청으로 대형 LCD 패널을 2년여간 연장 생산해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상반기 말부터 대형 LCD 패널 가격이 급등하자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에 연장 생산을 요청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IMID 2022 행사 기조연설에서 LCD 사업 철수를 '아듀 LCD', '굿바이 LCD'라고 표현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에 특허 2000여건을 CSOT에 매각하면서 관련 직무발명보상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명진흥법에 따라 사용자(기업)는 특허 처분 등으로 특허 수익이 발생하면 발명자(종업원)에게 보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