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신뢰성↑, LG엔솔 배터리 모듈 '전수 검사' 도입

샘플링 검사에서 전수 검사로 전환 2분기부터 폴란드 공장에 적용

2022-09-02     이수환 전문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수 검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배터리 신뢰성 향상을 위해서다. 배터리 셀이 아닌 모듈 차원에서의 전수 검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샘플링 검사만 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품질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단위로 묶어 사용한다. 금속 캔(CAN)을 이용하는 원통형이나 각형 배터리는 셀만 공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로 만드는 중대형 파우치형 배터리의 경우 셀을 여러개 묶은 모듈 단위로 공급된다. 팩은 완성차나 티어1(1차 협력사) 전장부품 업체가 담당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 신규 배터리 모듈 전수 검사 시스템을 적용했다. 올해 초 투자를 시작해 2분기부터 일부 생산 라인이 가동됐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백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모듈 전수 검사 시스템은 흔히 '초기 라이브 사이클' 검사로 불린다. 배터리 셀을 생산할 때 진행했던 충전‧방전 최적화, 전압과 전류는 물론 외관 검사도 진행한다.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 모듈 전수 검사는 상당한 부담이다. 배터리 셀을 만들 때 다양한 검사를 거쳤는데 추가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제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신뢰성이 높아져 전기차 성능과 안정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충‧방전 검사로 전기차 초기 품질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는 '믹싱→전극→조립→후공정'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믹싱부터 조립까지 약 1주일, 후공정은 2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후공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최적화를 거쳐야만 성능을 제대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온도, 습도, 전압, 전류 등을 꼼꼼하게 살핀다. 일종의 담금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모듈 라인에 추가로 전수 검사 시스템을 도입한 건 배터리 생산 노하우가 충분히 쌓여 차별화로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품질로 배터리 가격 협상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에 잔뼈가 굵은 LG에너지솔루션도 전수 검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시적으로 배터리 생산량 조절이 필요할 정도로 고난도 작업이었다"며 "경쟁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라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