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투자 50% 늘린 대만 GUC…디자인하우스 경쟁력도 한국 압도

대만 GUC, 올 상반기 인건비 투자액 대폭 증가 판관비 중 인건비 비중 82%…국내 디자인하우스는 40~60% "인력이 디자인하우스 핵심 경쟁력"…적극 투자 필요

2022-09-06     장경윤 기자
대만 TSMC의 핵심 디자인하우스 파트너사인 GUC가 올 상반기 반도체 설계·개발 인력에 대한 인건비 투자를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판매관리비 중 인건비(급여 등) 투자액만 740억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 디자인하우스들은 대만 경쟁업체들에 비해 여전히 인력 투자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가 디자인하우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하우스들의 반도체 설계·개발 인력 관련 투자규모는 해외 주요 디자인하우스에 비해 대체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칩 설계전문인 팹리스와 위탁생산 전문업체인 파운드리를 이어주는 업체다. 고객사인 팹리스가 개발한 반도체 설계 도면을 양산용 도면으로 재설계하고, 실제 양산에 필요한 검증 및 테스트 과정을 대신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만 TSMC의 현지 주요 파트너(VCA) 디자인하우스는 GUC, Alchip 등이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디자인하우스로는 가온칩스, 알파홀딩스, 에이디테크놀로지, 코아시아 등이 있다. 대만과 국내 디자인하우스는 규모 면에서 격차가 크다.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하우스인 대만 GUC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51억 대만달러(한화 67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비해 국내 디자인하우스 중 규모가 가장 큰 두 곳(에이디테크놀로지, 코아시아)의 지난해 연간 매출 3000억원대로 GUC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력 투자규모에서도 양국 디자인하우스간 격차는 상당하다.  GUC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인건비로 16.9억 대만달러(한화 약 740억원)를 투자했다. 전년동기(11.5억 대만달러) 대비 약 47% 증가한 규모로, 전체 판관비 20.6억 대만달러에서 82%의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GUC 직원수가 800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설계인력 한 명당 투자비가 막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파운드리 공정에 맞춰 칩을 설계를 해야하는 업계 특성상, 엔지니어의 기술력은 곧 디자인하우스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GUC가 전세계 1위 디자인하우스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주요 배경에는 탄탄한 반도체 설계 인력에 대한 투자가 뒷받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의 운영비용 대비 인건비 투자비중은 GUC에 비해 대체로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엔지니어가 400~500명 수준으로 추산되는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올 상반기 전체 판관비 92억원 중 45억원을 인건비로 지급했다. 판관비 대비 인건비 비중은 약 50%다. 코아시아의 반도체 관련 계열사 엔지니어 수는 400명 안팎이다. 이들 계열사의 올 상반기 판관비는 도합 160억원, 인건비는 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판관비 대비 인건비 비중은 60~70% 수준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100명대의 엔지니어를 보유한 가온칩스는 올 상반기 36억원의 판관비 중 40%에 못 미치는 8억원을 인건비에 투입했다. 전체 엔지니어 중 주니어급 비중이 높고, 이들 인력이 각종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돼 회사의 비용이 적게 반영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든 디자인하우스가 엔지니어 확보 및 기술력 강화에 열을 쏟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만에 견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인력 공급난이 지속되고 있고, 국내 디자인하우스의 경우 대만과 달리 독자생존 구조가 심해 투자 여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