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RFHIC-예스파워테크닉스, 화합물반도체 'JV' 설립 추진
3사, SiC 및 GaN 기술 강화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 예정
SK실트론-RFHIC·예스파워테크닉스간 시너지 창출 기대
SK그룹, JV 설립 위해 RFHIC 지속 설득한 것으로 전해져
2022-09-13 장경윤 기자
SK그룹 계열사인 SK실트론이 RFHIC, 예스파워테크닉스와 함께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한다. SK실트론은 RFHIC와 예스파워테크닉스의 반도체 노하우를 활용하고, RFHIC와 예스파워테크닉스는 SK실트론의 웨이퍼를 통해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과 RFHIC, 예스파워테크닉스 3사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구체적인 MOU 체결을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일정은 ㈜SK의 승인이 나는대로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계열사인 SK실트론을 통해 RFHIC와 JV 설립 논의를 진행해왔다. 양사간 협업을 통해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는 판단에서다. 화합물 반도체는 두 종류 이상의 원소로 구성된 반도체로, SiC(탄화규소)와 GaN(질화갈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소재는 기존 Si(실리콘) 대비 전력 효율과 고온에 대한 내구성이 높아 자동차, 통신, 방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업체다. 현재 SiC·GaN 화합물 웨이퍼에 대한 설비투자 및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구미와 미국 공장 증설을 통해 150mm(6인치) SiC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GaN에 대한 연구개발도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RFHIC는 무선통신장비 및 화합물 반도체 전문업체다. 주로 RF(무선주파수) 분야에 활용되는 GaN 전력증폭기와 트랜지스터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GaN의 기술 난이도가 높아 현재 GaN 트랜지스터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서 RFHIC가 유일하다.
이번 합작사 설립 건도 GaN 기술이라는 공통점에 기반해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합작사를 설립하게 되면, SK실트론 입장에서는 RFHIC의 GaN 기술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RFHIC는 SK실트론을 통해 제품 연구·개발을 위한 웨이퍼를 원활히 수급받을 수 있다. 또한 SiC 기판 위에 GaN을 성장시키는 GaN on SiC 웨이퍼 분야에서도 양사간 협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의 JV 설립 논의는 당초 예상보다 더 길어진 상황이다. SK그룹이 해당 JV에 예스파워테크닉스를 함께 참여시킬 것을 RFHIC에 제안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예스파워테크닉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mm 및 150mm SiC 전력반도체 설계 및 생산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1월 268억원을 투자해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 33.6%를 확보하고, 올해 4월에는 약 유상증자 등을 통해 12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을 95.81%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SK실트론과 예스파워테크닉스는 SiC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RFHIC는 예스파워테크닉스와 사업 분야가 다를 뿐더러, 자칫하면 협업의 역량이 분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SK그룹 역시 이 같은 점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RFHIC를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SK그룹과 RFHIC간 협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3사간 JV 설립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스파워테크닉스의 JV 참여를 두고 SK그룹과 RFHIC의 주요 임원진들이 오랜 시간 의견을 나눠온 것으로 안다"며 "MOU 체결 뒤 향후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