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배터리 원료 사업도 진출…고려아연‧포스코와 경쟁
中GEM과 협업, 원료 합작사 설립
2022-09-15 이수환 전문기자
에코프로가 중국 배터리 소재‧재활용 업체인 GEM과 추가 협력에 나선다. 국내에 배터리 원료 합작사를 설립을 결정했다.
현재 양사는 국내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구 에코프로GEM)를 운용 중이다. 양극재 원료인 프리커서(전구체) 생산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주목적이다. 합작사는 전구체 원료인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 등을 생산할 전망이다. 단순 양극재 생산에서 벗어나 업스트림(상류) 소재 사업까지 관여하겠다는 의미여서 고려아연-LG화학 합작사, 포스코 등과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배터리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의 핵심소재를 자체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 GEM과 별도의 합작사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중국에서 원료를 가져오면 배터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 망간 등을 생산하게 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에서 전구체 원료까지 만들면 미국에 설립할 양극재 합작사(포드, SK온) 운용이 손쉬워진다.
전구체는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소재다.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를 이용해 전구체를 만들고 리튬, 망간, 알루미늄 등을 더해 양극재가 된다. 현재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업체로는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 고려아연-LG화학 합작사, KG에너켐,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정도다.
업계에선 에코프로의 배터리 원료 생산을 시간 문제로 봤다. 양극재는 1톤(t)당 평균 가공비가 6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원료 조달은 물론 생산에 들어가는 각종 케미칼, 가스도 다뤄야 하고 폐배터리 재활용은 필수다. 에코프로의 경우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 리튬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양극재용 고순도 산소와 질소 생산은 에코프로에이피가 맡는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에코프로씨엔지에서 이뤄진다.
신설 합작사가 광물 제련까지 맡으면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선순환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다.
GEM은 지난 3월 에코프로비엠에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약 70만t 규모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니켈·코발트·망간(NCM)과 같은 하이니켈 양극재용 전구체를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는 투자자 대상 설명 자료에서 "한국 시장은 회사의 주요 삼원계 전구체, 코발트산화물 수출 시장"이라며 "니켈-코발트-망간 등 주요 원자재, 전구체 생산에 협력하는 것은 한국의 핵심 시장을 안정화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양극재 경쟁력 확보가 결국 제련업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한다. 누가 더 저렴하고 빠르게 니켈을 가공하느냐에 달렸다. 습식, 건식 등 제련 기술 방식에 따른 공정 최적화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