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업계 최초 HKMG DDR5 D램 상용화…대만기업에 공급
지난해 업계 최초 HKMG 적용한 DDR5 D램 개발 후 첫 상용화
테크인사이츠, "대만 지스킬(G.Skill) 최신 램에 탑재 확인"
High-K, 기존 절연막 소재 대비 반도체 미세화 공정에 유리
2022-09-16 장경윤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High-K 메탈 게이트(HKMG) 공정을 적용해 개발한 DDR5 D램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만의 전자제품 업체에 이 칩을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반도체 분석 전문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KMG 공정 기반의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대만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업체에 공급했다.
테크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HKMG DDR5 D램이 지스킬(G.Skill)의 '트라이던트 Z5 시리즈' 제품 내부에서 탑재된 것을 확인했다"며 "삼성전자가 GDDR6에 이어 DDR5에 HKMG 기술을 적용하면서, HKMG이 차세대 D램 업계의 새로운 산업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스킬은 대만에 본사를 둔 고성능 메모리 모듈 제조업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업체로부터 최상의 메모리 제품을 공급받고, 이를 최적의 오버클럭(클럭을 가속화해 메모리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낼 수 있도록 튜닝하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올해의 경우 DDR5 기반의 트라이던트 Z5 시리즈를 지속 출시하고 있다.
테크인사이츠는 시장에 출시된 각종 IT 제품을 분해하고 기기에 내장된 칩 정보를 분석해왔다. 이번 분해를 통해 테크인사이츠는 삼성전자 HKMG DDR5 D램의 실물 및 내부 회로 사진 등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해당 D램의 개발 성공을 처음 알린 시점은 지난해 3월이다. DDR5는 가장 최근 상용화된 D램 표준규격으로 DDR4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 빠르다. 삼성전자는 이 DDR5 D램에 업계 최초로 HKMG 공정을 적용했다.
HKMG는 반도체 웨이퍼 상에서 회로 간 누설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아주는 절연막 소재를 기존 실리콘옥사이드(SiO2)에서 High-K 물질로 대체한 공정이다. 게이트 소재도 기존 폴리실리콘보다 High-K와 호환성이 높은 메탈을 활용한다.
High-K 물질은 기존 SiO2 대비 유전율이 높다. 동일한 전압에서 전하를 더 많이 붙잡아둘 수 있다는 뜻이다. 덕분에 High-k 절연막은 SiO2 절연막보다 두께는 얇으면서도 더 뛰어난 누설전류 차단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회로 선폭이 갈수록 좁아지는 최선단 D램 공정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HKMG DDR5 메모리 모듈은 기존 공정 대비 전력 소모가 약 13% 감소했다"며 "해당 메모리를 차세대 컴퓨팅 시장의 고객 수요에 따라 적기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해당 메모리가 실제 상용화된 사례는 이전까지 공개된 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