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쿨런트 도입 앞두고…삼성은 '고심', SK는 '긍정 검토'
삼성·SK, 쿨런트 공급망 중국 업체로 다변화 추진
삼성, 中업체 품질 불만족…장기간 테스트 진행 중
SK, 비용 효율 측면에서 中쿨런트 도입 긍정 검토
2022-09-20 장경윤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업체로부터 쿨런트를 도입하는 것을 놓고 상반된 기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품질에 대한 불만족으로 장기간 테스트를 진행 중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비용 효율화 및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 쿨런트 업체들과 지속적인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쿨런트는 반도체 식각 공정에서 활용되는 냉각수다. 통상 식각 공정은 고온의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안정적 운용을 위해 칠러 장비에 쿨런트를 투입해 온도를 안정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쿨런트 시장은 미국 3M이 전체 생산량의 80~90%를 담당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사실상 쿨런트 전량을 3M으로부터 공급받아왔다.
그러나 3M의 벨기에 플랑드르주 소재 쿨런트 공장이 올해 1분기 가동을 멈추면서, 업계에서는 단일 공급망 활용의 위험성이 대두됐다. 당시 벨기에 정부는 "3M이 강화된 PFAS(과불화화합물)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현지 공장의 무기한 가동 중단을 명령을 내렸다. 이에 3M은 PFAS 저감 및 현지 환경 정화를 위한 투자를 통해 가동 정상화에 나섰다.
이후 3M은 올 3분기를 기점으로 공장 재가동을 시작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쿨런트 공급망 다변화 추진을 지속하고 있다. 양사 모두 중국 쿨런트 업체를 후보에 두고 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신규 개발이 아닌 기존 제품을 대체 및 혼용하는 방식인 만큼, 업계는 연내 테스트를 마무리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관측해왔다.
다만 실제 중국업체의 쿨런트 도입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로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업체 쿨런트 도입을 확정하지 않고 장기간 테스트만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M 공장 재가동으로 공급망 불안이 다소 완화된 상태에서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비해 중국업체 쿨런트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중국업체 쿨런트는 3M 대비 품질이 떨어져 교체주기가 더 짧다는 단점이 있으나, 그만큼 단가가 낮아 전체 비용 효율성은 높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중국업체 쿨런트의 품질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계속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반면 SK하이닉스는 발빠른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업체 쿨런트 활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