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D낸드 PR 공급 다변화 무산...동진쎄미켐 10년 '독점 공급'

삼성전자, 일본 업체들로부터 3D 낸드용 PR 도입 추진 기존 Krf PR 대비 두꺼워야 한다는 요건 충족 못해 무산

2022-09-21     강승태 기자
삼성전자가 3차원(3D) 낸드플래시(낸드) 생산 공정에 쓰이는 핵심 재료인 포토레지스트(PR, 감광재) 조달처 다변화를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0년 가까이 지속된 동진쎄미켐의 3D 낸드 PR 독점공급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D 낸드 PR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일본 업체 4~5곳에 의뢰했지만 모두 삼성전자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3D 낸드 PR은 동진쎄미켐이 독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세계 반도체 PR 재료 1위 기업인 일본 도쿄오카공업(TOK) 등 여러 업체에 공급 의사를 타진해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일본 업체로부터 3D 낸드 PR을 공급받기 위해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렸다”며 “하지만 여러 업체들이 ‘두께’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요구 사항을 맞춰줄 수 없어 결국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은 노광 공정에서 쓰이는 핵심 재료다. 노광 공정은 광원 종류에 따라 불화크립톤(KrF) 엑시머 레이저, 불화아르곤(ArF) 엑시머 레이저, 액침(液浸, immersion) ArF 장비 등이 활용됐다. 3D 낸드플래시의 경우 기존 공정처럼 선폭을 좁히는 것보다 높게 쌓는 작업이 중요하다. 따라서 노광 공정에도 ArF보단 구세대로 불리는 KrF가 더욱 많이 활용된다. 다만 이때 쓰이는 KrF 재료는 기존과는 달리 두께가 두꺼워야(thick) 한다. 즉, 3D 낸드에 들어가는 KrF PR의 핵심은 바로 두께다.  삼성전자는 2013년 1세대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전부터 동진쎄미켐과 두꺼운 KrF를 개발하기 위해 협업했다. 삼성전자는 공정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등 동진쎄미켐과 깊숙하게 협력하며 개발을 독려했다. 양사 협력으로 동진쎄미켐은 기존 KrF PR 대비 30% 이상 두꺼운 재료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다양한 곳으로부터 재료 공급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국 무산되면서 3D 낸드 PR 시장에서 동진쎄미켐의 압도적 지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진쎄미켐은 지난해 매출 1조1613억원, 영업이익 1318억원을 기록했다. PR, 습식용액 등 전자재료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