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놀라게 한 SK하이닉스 HBM3...비결은 MR-MUF 기술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MR-MUF는 기존 NCF 방식 대비 열전도율·공정속도 탁월

2022-09-23     강승태 기자
SK하이닉스가
SK하이닉스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비결은 바로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기술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개발한 이 기술을 통해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물론 D램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초기 단계인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D램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가 최첨단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경쟁 상대를 앞서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약 70~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HBM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로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D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임시저장장치인 버퍼 칩 위에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하는 방식이다.   HBM은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고성능 서버 등에 쓰인다. 지금까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발전에 따라 급증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HBM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성능을 기존 D램 대비 크게 높인 만큼 앞으로 활용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6월 SK하이닉스는 처음으로 HBM3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작년 10월 처음으로 HBM3을 개발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고객사에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원동력은 바로 MR-MUF란 기술 때문이다. MR-MUF는 일종의 패키징에 들어가는 하나의 공정 기술이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회로에 부착하고 칩을 위로 쌓아 올릴 때 칩과 칩 사이 공간을 EMC라는 물질로 채워주고 붙여주는 공정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이 공정에 NCF 기술을 활용했다. NCF는 칩을 쌓아 올릴 때 칩과 칩 사이에 일종의 필름을 사용해서 쌓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업체들은 NCF 기술을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3세대 HBM인 HBM2E부터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들은 MR-MUF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SK하이닉스 PKG개발 조직이 일본 나믹스(NAMICS)란 기업을 통해 소재를 공급받아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같은 소식에 삼성전자 등 주요 D램 업체들은 적잖이 놀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 MR-MUF 방식을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MR-MUF 방식은 NCF 대비 열전도율이 2배 가량 높고 공정 속도는 물론 수율 등에도 영향을 준다”며 “지금은 비록 초기 단계지만 내년부터 HBM3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