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테일러 파운드리 팹, 장비 반입 늦어지나?

장비 반입시기 내년 10월서 12월로 늦춰질 듯…추가 연기 가능성도 국내외 주요 기업들 설비투자 속도 조절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듯 국내 평택 P3는 지난달 말부터 부대설비 소량 반입…계획 대비 지연

2022-10-18     장경윤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에 짓기로 한 신규 파운드리 팹의 장비 투자계획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당초 내년 10월부터 반입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년 12월에 밀렸다. 추가 연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투자를 축소하는 건 아니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투자계획을 조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완공 목표인 평택3캠퍼스(P3) 양산라인 구축 작업도 당초 예상보다 더디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일러시의 삼성전자 신규 파운드리 팹 장비반입 시점이 당초 2023년 3분기서 2024년 초까지 밀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약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팹을 건설하기로 했다. 신규 팹 부지규모는 150만평 수준으로, 5G·HPC(고성능컴퓨팅)·AI(인공지능) 등 다양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양산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투자계획 발표 때 착공 시점을 올해 상반기, 가동 시점은 2024년으로 예고했다. 그러나 테일러 파운드리 팹의 실제 착공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팹 부지 평탄화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빠르면 올해 상반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착공식이 10월 중순인 현재까지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복권 직후 착공식이 열릴 것이란 관측도 빗나갔다. 이로 인해 테일러 파운드리 팹 장비 도입 시기도 연기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일러 파운드리 팹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서 장비 도입 시점을 2023년 3분기 말~4분기 초로 제시했다. 이에 장비업계는 2023년 10월부터 장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 공사 일정을 고려하면 장비 도입 시점이 내년 12월 이후로 2개월가량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장비 도입 시점이 2024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반도체 시장의 침체 국면에 맞춰 이전보다 보수적인 설비투자 기조로 돌아선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내 건설비용와 인건비도 급격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당장 줄이지는 않지만, 투자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의 설비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1개 분기(3개월) 정도 뒤로 밀리고 있는 모습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테일러 파운드리 팹 공사 속도를 고려하면 장비 도입 시기도 2024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일러시 파운드리 팹 투자는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만 아직 착공식과 관련해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해 완공을 목표로 했던 평택 P3의 투자 일정도 지속적으로 연기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부터 D램 라인에 부대설비를 소량 설치하기 시작했으나, 이달 들어서도 장비 반입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메인 공정 장비는 4분기 중순 혹은 하순께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P3에 납품하기로 한 장비 물량 일부가 내년으로 연기됐다"고 귀띔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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