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폰 시장 장악' 애플 아이폰, 국내 부품협력사는 어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아이폰용 메모리 칩 공급
삼성D·LGD는 OLED...LG이노텍, 카메라·ToF 장악
삼성전기는 AiP 기판과 MLCC 납품
2022-10-25 이기종 기자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애플 아이폰에는 국내 수많은 업체가 부품과 소재를 공급한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공급망 목록에 포함된 국내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11곳에 불과하지만 실제 애플과 거래하는 국내 협력사는 수십곳에 이른다.
애플 아이폰은 다른 스마트폰 업체보다 모델 수가 적고 전체 물량이 많아 협력사도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연간 아이폰 출하량은 2억대를 웃돌지만 한해 신제품 모델은 4~5개에 불과하다. 애플이 협력사 특허도 모두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하고,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사'란 평가가 따라다니지만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가 많은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2021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공급망 목록에 포함된 국내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 삼성SDI, 서울반도체, 영풍그룹, 덕우전자, 범천정밀 등 11곳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에 아이폰용 메모리 칩을 공급한다. 이 분야 경쟁사는 일본 키옥시아다. 결국 무산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외신 보도처럼 애플이 중국 YMTC에서 낸드 플래시를 납품받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애플 아이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올해 아이폰14 시리즈에선 삼성디스플레이는 4종 모두, LG디스플레이는 2종만 납품한다. 세 번째로 아이폰 OLED 공급망에 진입한 중국 BOE가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가장 먼저 이 시장에 진출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이 아직 압도적이다.
OLED 양산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는 국내 업체도 여럿이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공급망에는 덕산네오룩스와 솔루스첨단소재, LG화학, 삼성SDI 등이 포함돼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소재 협력사는 피엔에이치테크, LG화학, 희성 등이 이름을 올렸다.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LX세미콘이 납품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는 삼성디스플레이,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와 BOE에 각각 DDI를 공급한다. LX세미콘의 DDI 물량 배분은 애플이 결정한다.
카메라 모듈 시장은 LG이노텍이 장악했다. LG이노텍은 기존에는 아이폰 후면 카메라 모듈을 주력 공급했지만 올해부터는 전면 카메라 모듈도 납품한다. LG이노텍은 후면 카메라 부문에서 일본 샤프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고, 중국 오필름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혐의로 애플 공급망에서 빠지면서 이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면 카메라 부문 경쟁사는 샤프와 대만 폭스콘, 전면 카메라 부문 경쟁사는 중국 코웰이다.
3D ToF(Time of Flight) 모듈도 LG이노텍이 사실상 단독 납품한다. ToF 모듈은 향후 증강현실(AR) 등에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카메라 모듈용 브래킷과 스티프너는 덕우전자가 납품한다. 브래킷은 카메라 모듈 앞면에 장착해 카메라 모듈을 잡아주는 부품이다. 스티프너는 카메라 모듈 뒷면에 장착해 무선기기 수신감도를 높이고 이물질 유입을 막는다.
카메라 모듈 액추에이터 시장은 기존에 일본 알프스와 미쯔미가 장악해왔다. 자화전자가 이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했다. 애플은 내년 아이폰 후면에 잠망경 형태 폴디드줌 망원 카메라 모듈을 적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필요한 액추에이터 기술에서 자화전자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비젼시스템과 이즈미디어는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를 납품한다. 하이비젼시스템은 LG이노텍은 물론 대만 폭스콘도 검사장비 고객사다.
이들 카메라 모듈 공급망 업체는 아이폰 카메라 모듈 사양이 변하면 매출 신장폭이 커진다. 고사양 적용으로 부품 가격이 비싸지는 데다 검사장비 요구사양도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이 아이폰에 납품하는 부품은 또 있다. 안테나인패키지(AiP)용 기판이다. 삼성전기도 AiP 기판을 애플에 납품한다. 삼성전기는 아이폰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한다.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타이요유덴 등이 MLCC 부문 경쟁사다.
삼성전기는 아이폰 외에 애플에 독자 PC용 프로세서 'M 시리즈'에 필요한 고부가 반도체 기판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를 공급한다. M 시리즈는 ARM 설계 기술을 활용해 컴퓨터 구동에 필요한 각종 칩을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이다.
PI첨단소재는 아이폰의 방열시트용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한다. 이녹스첨단소재는 커버레이와 OLED 필름 등을 납품한다. 아이폰 OLED와 주 기판을 연결하는 경연성회로기판(RFPCB)은 비에이치와 영풍전자가 공급 중이다. 경쟁사의 RFPCB 사업 철수로 비에이치의 물량이 늘었다. 영풍전자는 애플의 액정표시장치(LCD) IT 제품용 연성회로기판(FPCB)도 납품한다. 배터리셀은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협력사다.
한편, 올해 애플 공급망에는 중국 윙텍이 포함됐다. 윙텍은 중국 생산자개발생산(ODM) 스마트폰 업체로 최근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윙텍은 오필름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혐의로 애플 공급망에서 탈락한 뒤, 이곳의 카메라 모듈 사업부를 사들였다. 아직 윙텍이 애플에 유의미한 수준으로 납품 중인 부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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