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스마트폰 JDM 6000만대...원가절감 속 '바잉파워' 약화 우려
[막오른 이재용의 뉴삼성] ③ 흔들리는 구매력·공급망 강화해야 원가 절감 위한 JDM 물량 올해 5000만→내년 6000만대 확대 구매력 약화, 국내 부품생태계 약화 등 부작용 우려도 나와 베트남에 편중된 무선사업 생산체계 다변화 노력도 지속 추진
2022-11-02 장경윤 기자
[편집자 주] '이재용의 뉴삼성' 시대가 막을 올렸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입원 이후 2363일만에 이뤄진 경영승계다. 승계까지 늦춰진 기간은 삼성의 경영 공백기였다. 이건희라는 거목의 부재(不在)에 삼성은 한없이 무기력했다. 사업은 정체됐고 조직은 흔들렸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이재용 회장의 취임일성은 적확한 진단이다. 창업보다 어려운 게 수성(守城)이라 했다. 이건희 회장은 수성을 넘어 제2 창업으로 삼성을 초일류 기업 반열에 올려놨다. 이재용 회장은 수성, 나아가 제3 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제 갓 출발선에 선 '이재용의 뉴삼성'을 향한 전망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안팎의 위기가 겹겹이 쌓여 있어서다. 주력사업 경쟁력도 뚜렷하게 정체 내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디일렉》은 이재용 시대를 맞은 삼성의 주요 사업별 경쟁력과 극복과제를 짚어보는 기획을 시작한다. |
◆ 20%에 육박하는 JDM 물량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협력사 대상으로 연 경영설명회에서 내년(2023년) 스마트폰 JDM 물량을 5986만대로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위탁 업체는 중국 윙텍, 화친 등 4곳이다. 이같은 물량은 올해(2022년) JDM 물량인 5000만대보다 상당폭 늘어난 규모다. 내년 전체 생산계획 물량 대비로는 약 18% 수준이다. 이날 경영설명회에서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극한의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JDM 확대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JDM은 '합작개발생산'을 뜻한다. ODM(생산자개발생산)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원청기업이 제품 설계와 부품 발주에 일부 관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은 대만 폭스콘 등을 통해 OEM(단순위탁생산)으로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JDM 물량을 대폭 늘려왔다. 2019년까지는 전체 생산물량 중 JDM 비중이 6% 남짓에 불과했으나, 2020년부터 두 자릿수 비중으로 늘었고 현재는 전체 생산물량의 20%에 육박하는 정도로 늘었다.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 취임 이후 생긴 변화다. 노태문 사장은 원가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보급형 저가 스마트폰을 중국업체에 JDM 방식으로 맡기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올해의 경우 JDM 물량을 당초 5000만대에서 최대 7000만대로 늘리는 계획도 세웠으나, 중국의 코로나 19 봉쇄조치 등의 여파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잉파워' 약화 우려도
문제는 JDM 물량 확대가 긍정적 효과만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당장 삼성전자의 바잉파워(구매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JDM 시스템상 부품 구매 결정 등은 중국업체가 도맡아 한다. JDM으로 생산하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중국 윙텍 등이 알아서 정한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JDM 물량이 늘어난 만큼 삼성전자가 부품을 구매하는 물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 내년 베트남 생산 비중 46%로 축소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생산거점 다변화 전략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베트남에 쏠린 생산비중을 인도 등지로 분산하는 전략이다. 경영설명회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내년 연간 생산량 목표치는 3억2000만대로, 이 가운데 베트남 비중은 46%(1억4700만대)로 정했다.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위치한 공장 2곳(SEVT1, SEVT2)의 생산 비중이 각각 32%, 14%다. 기존 베트남 생산비중이 50~60%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다.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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