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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이 달라졌어요"…협력사가 인정하는 경계현의 ‘소통 리더십’

경 사장 취임 후 협력사 대하는 태도 달라진 삼성 DS 임원들 "말로만 상생 외치지 말고 진짜 협력을 위해 나서라" 협업 강조

2022-11-01     강승태 기자

#. 한 외국계 반도체 장비 기업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를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그가 만난 삼성전자 반도체 임원이 이전과 달리 부드러운 태도로 응대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삼성전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응대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유를 알아보니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가 부임하면서 경 사장이 수시로 협력사와 ‘진정한 협업’을 강조했기 때문이란 답을 얻었다. 해당 관계자는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 부문 임원에게 국내·외 협력사를 대할 때 최대한 배려하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안다”며 “말로만 협력, 상생 등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임원들이 몸소 실천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변화”라고 말한다. 

요즘 삼성전자 DS부문을 찾는 국내외 장비업체 임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DS 임원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계현 사장 취임 이후 삼성전자 DS 임원들이 협력사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들린다. 규모가 큰 해외 반도체 장비 기업은 물론 국내 중소규모 협력업체 역시 “삼성전자 반도체 임원들이 협력사를 대하는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협력사인 ‘디케이’를 방문해 화제를 모은 가운데 협력사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는 ‘경계현 리더십’ 역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경계현 사장 부임 이후 삼성전자 DS 부문 소속 임원들이 국내외 협력사를 대하는 태도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국내 한 협력사 대표는 “지난 20~30년 동안 삼성전자 임원들을 수없이 만났지만 올해부터 분위기가 너무 바뀌었다”며 “삼성전자 임원이 먼저 나서 공정 로드맵을 설명하면서 사업에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얘기하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소자 업체 임원들이 협력사를 대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압적인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CEO가 아무리 협업을 강조해도 임원들이 협력사를 대하는 태도가 한 번에 바뀌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경 사장이 수시로 주요 임원에게 협력사와 상생을 강조하는 동시에 협업 관련 성과를 임원 평가에도 반영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협력사 대표는 “경 사장은 임원들에게 협력사를 대상으로 소위 말하는 ‘어깨에 힘주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수시로 한다”며 “협력사가 잘 돼야 삼성전자도 잘 된다는 인식을 전체 임원들이 공유하면서 이 같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미 경 사장은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삼성전기에서도 임직원 사이에서 ‘소통의 리더십’으로 유명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사장을 비롯한 임원급 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썰톡’(Thursday talk)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기 대표에서 삼성전자 DS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경 사장에 대한 미담이 끊이질 않아 그룹 내에서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원들에게 협력사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 사장의 기본 철학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현 상황과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근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으며 파운드리나 시스템LSI 사업부 역시 사업 환경이 녹록찮다.

현재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만 700여 곳에 이른다. 1차 협력사 기준 직원들은 37만 명, 거래규모는 연간 31조 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안팎으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협력사와 진정한 의미의 상생만이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경영진 판단으로 해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 사장의 소통 리더십은 이미 예전부터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연 100조원에 가까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수장이 된 후 경 사장은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동시에 초격차 기술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협업’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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