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침체기...모바일AP 강자 퀄컴·미디어텍도 '노심초사'

퀄컴·미디어텍, 3분기 실적은 양호하나 4분기 전망 어두워 수요 부진 및 고객사 재고 증가 심화…"10년간 없던 침체" 4분기 매출 전망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낮춰

2022-11-03     장경윤 기자
올해 상반기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모바일 AP 시장을 주도하는 팹리스 업체들은 4분기부터 수요 부진, 고객사 재고 증가 현상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 미디어텍 등은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기로 인해 4분기 모바일 AP 관련 사업 전망을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모바일 AP는 CPU와 GPU, 메모리 등을 하나의 칩으로 만든 시스템반도체다. 자체 모바일 AP를 탑재하는 애플을 제외하면 퀄컴, 미디어텍 두 팹리스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미디어텍이 39%, 퀄컴이 29%로 각각 1,2위를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퀄컴이 44%, 미디어텍이 22%의 점유율을 보였다. 미디어텍의 제품은 대부분 중저가 시장에 집중돼있다. 이들 업체는 올 상반기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기 속에서도 모바일 AP 사업에서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퀄컴의 3분기 핸드셋 사업 부문 매출은 66억 달러(한화 약 9조4000억원)로, 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 40%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4·Z플립4에 최신 플래그십 AP인 '스냅드래곤 8+ Gen 1'을 공급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텍의 3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은 782억 대만달러(3조5000억원)이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8% 감소했으나 전년동기 대비로는 7% 증가했다.
문제는 4분기다. 퀄컴과 미디어텍은 올 연말로 갈수록 모바일 AP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퀄컴은 3분기 실적발표에서 "단기 재무 전망은 현재 반도체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수요 부진, 고객사 재고 증가라는 두 도전과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거시경제 악화, 중국의 지속적인 코로나19 지역 봉쇄 등이 소비자들의 IT기기 구매 심리를 지속 저하시키고 있다. 당초 퀄컴은 올해 3G·4G·5G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를 두 자릿수 초반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5G 스마트폰 판매량도 당초 7억대에서 6억~6억5000만대로 낮췄다. 재고 증가 측면에서는 약 8~10주 분량의 고객사 재고 증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재고가 4분기에 절반 이상 소진되면서, 실제 재고 완화까지에는 몇 분기가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퀄컴은 4분기(퀄컴 회계연도 기준 2023년 1분기) 전체 매출이 92억~100억 달러로 3분기(113억 달러)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추청치인 120억 달러에도 크게 못 미친다. 미디어텍은 수요 부진과 고객사 재고 증가의 영향이 4분기에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이리싱 미디어텍 CEO는 최근 실적발표 직후 컨퍼런스 콜에서 "스마트폰, 와이파이, TV 등 모든 시장이 10년간 본 적이 없는 가장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며 "고객사가 재고 확보에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디어텍의 주력 분야인 4G 스마트폰용 AP 시장이 미국 달러 강세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소비력 약화로 판매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디어텍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4분기 전체 매출 예상치를 1080억~1194억 대만달러로 정했다. 3분기 전체 매출액인 1421억 대만달러 대비 19~24%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1분기 매출이 저점을 기록한 후,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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