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갤럭시S23 모바일 AP도 대부분 퀄컴 칩 들어간다
[막오른 이재용의 뉴삼성] ④ 엑시노스를 살려라 차기 갤럭시S23 AP 대부분 스냅드래곤8 2세대 탑재 전망 플래그십 스마트폰 AP 시장서 퀄컴 스냅드래곤에 주도권 내줘 시스템LSI 설계역량+파운드리 경쟁력 확보 시급 지적 나와
2022-11-03 강승태 기자
◆ 올해 이어 내년에도 스냅드래곤에 완패한 엑시노스
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나올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가칭)에 탑재되는 AP는 대부분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제품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그동안 5나노와 4나노로 나눠 소위 ‘투트랙 전략’으로 엑시노스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4나노 공정에서 수율은 물론 전력 소모량이나 성능, 발열 문제 등을 만족할 수준만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수율 문제로 4나노 대신 5나노로 차기 엑시노스(가칭 엑시노스 2300)를 생산하고 있다”며 “TSMC 4나노로 생산되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제품과 성능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어, 결국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도 스냅드래곤을 주력 AP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시장에 따라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병행 채용해왔다. 특히 폴더블폰에는 엑시노스를 넣지 않아도 갤럭시S 시리즈만큼은 자체 반도체인 엑시노스를 스냅드래곤과 함께 탑재해왔다. 갤럭시S 시리즈를 엑시노스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면서 모바일 AP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올해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에 휘말리면서 엑시노스 성능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결국 차기작인 갤럭시S23에는 지역별로 달리 적용하던 예전과 달리 대부분 퀄컴 스냅드래곤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 2300시리즈는 갤럭시S 플래그십 모델이 아닌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후년…엑시노스 갤럭시 채택 불투명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에 엑시노스가 탑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은 올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IT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갤럭시S22에서 70% 비중이었던 퀄컴이 S23에서는 유일한 공급업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로 만든 엑시노스 2300이 스냅드래곤과 경쟁이 되지 않아 갤럭시S23은 엑시노스를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샘모바일도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한 차세대 AP 엑시노스 2300의 전력 문제를 고려해 내년 신제품 갤럭시 S23에 올해 말 출시 예정인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전면 채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4나노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메인 노드가 아닌 5나노에서 3나노로 넘어가는 과정의 파생 공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퀄컴 등 여러 고객사들의 강력한 요구로 인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파생 공정이었던 4나노에서 결정적인 발목이 잡힌 셈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사장도 지난 9월 “4나노 및 5나노 부문에서 TSMC보다 개발 일정과 수율 등에서 뒤처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문제는 내후년이다. 통상적으로 AP 칩 개발에는 2년이 걸린다. 이미 2024년 출시 예정인 제품 개발도 사실상 착수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스냅드래곤과 공정 격차가 벌어진 만큼 2024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 플래그십 모델 역시 스냅드래곤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해법은 갤럭시 전용 AP 개발?
전문가들은 엑시노스가 스냅드래곤에 뒤쳐진 이유에 대해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모두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AP 설계부터 시작해 파운드리 공정 안정화까지 모든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우선 설계 역량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최근 시스템온칩(SoC)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SoC 개발 기능을 ‘AP 개발실’과 ‘CP(Communication Processor) 개발실’로 일부 재편했다. AP개발실은 인공지능(AI)과 컴퓨팅 등을, CP개발실은 통신 관련 IP를 개발한다. CP 개발실을 별도로 분리한 이유는 모뎀 등 통신 IP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조직 재편을 통해 기능별로 카테고리 구분을 보다 명확히 해 개발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삼성전자가 2025년에 내놓을 것이라고 알려진 갤럭시 전용 칩 개발도 관심사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장은 올해 초 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커스터마이징(맞춤형)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개발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갤럭시S22에서 불거진 모바일 칩 품질 문제 해결 방안을 묻는 한 직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갤럭시 전용 칩은 삼성전자가 AP 개발을 반도체 사업부에만 맡기지 않고, 설계 때부터 MX 사업부가 적극 참여해 갤럭시에 최적화된 칩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또 칩을 스마트폰에만 국한하지 않고 ‘갤럭시’라는 이름이 붙은 모든 기기로 확장하는 것도 추진한다.◆ 파운드리 3나노 GAA 수율 안정화 필수
파운드리에서는 결국 지속적인 수율 안정화가 관건이다. 올해 초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2017년 사업부 승격 이후 처음으로 본사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나노 이하 공정 매출 예상 규모는 39억 달러다. 2025년이 되면 이 수치는 307억 달러로 약 8배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4~5나노 공정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3나노 이하 공정 안정화를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통한 3나노 상용화에 성공했다. 다만 수율(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 안정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나노 조기 안정화를 통한 애플·퀄컴 등 대형 신규 고객사 확보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마지막 승부수가 될 수 있다.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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