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세대 V낸드' 양산 시작…200단 낸드 초격차 시대 연다
차세대 인터페이스 적용…2.4Gbps 전송 속도 구현
"차세대 서버 및 전장 분야로 사업 영역 확대할 것"
V7 양산 1년 만에 V8 낸드 양산..초격차 전략 가동
더블스택 안정화...사실상 층수 한계 없는 낸드 양산 가능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후발주자와 초격차 벌릴 듯
2022-11-07 장경윤 기자
삼성전자가 236단 8세대 V낸드(V8 낸드) 양산을 본격 시작했다. 올해 초 232단 낸드를 양산한 미국 마이크론을 앞서는 업계 최고 집적도를 구현한 제품이다. 이번 V8 낸드는 지난해 양산에 들어간 V7 낸드를 대체해 삼성의 낸드플래시 주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V8 낸드 양산은 기술적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이 V7 낸드에서 처음 적용한 '더블 스택' 방식이 안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업계는 해석한다. 사실상 단수의 한계가 없는 기술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후발주자들이 불 붙인 초고층 낸드 쌓기 경쟁에서 삼성이 다시 한번 초격차를 낼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용량의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양산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전 7세대 낸드 양산에 돌입한 지 약 1년 만에 200단 낸드 시대에 본격 진입하게 됐다.
'1Tb TLC(Triple Level Cell) 8세대 V낸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비트 밀도(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의 수)의 고용량 제품으로, 웨이퍼당 비트 집적도가 이전 세대 보다 대폭 향상됐다.
또한 8세대 V낸드에는 최신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Toggle DDR 5.0'이 적용됐다. Toggle DDR은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규격으로, 5.0 세대는 최대 2.4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지원한다. 7세대 V낸드 대비 약 1.2배 향상된 수치다. 현재 8세대 V낸드는 PCIe 4.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향후 PCIe 5.0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과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시장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V8 낸드는 지난 1년여간 후발주자들이 촉발한 초고층 낸드 경쟁에 삼성전자가 본격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앞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을 필두로 초고층 낸드 양산 경쟁을 벌여왔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부터 232단 낸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SK하이닉스는 내년 초부터 238단 8세대 V낸드 양산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 YMTC도 지난 8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행사에서 232단 낸드 제품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삼성의 낸드 초격차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동안 낸드 기술을 주도했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기도 했다. 사실 V낸드는 삼성전자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정기술이다. 낸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뒤, 평면 단의 3차원 공간에 구멍을 뚫어 각 층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V낸드에 대해 세대별로 나눠 표기하고 있다. 현재 주력 생산제품은 6~7세대다.
7세대 V낸드의 경우 삼성이 처음으로 싱글스택에서 더블스택으로 전환한 공정이다. V낸드 적층 기술은 가장 아래에 있는 셀과 맨 위층에 있는 셀을 하나의 묶음(구멍 1개)으로 만든 ‘싱글스택’과 묶음 두 개를 하나로 합친 ‘더블스택’으로 나뉜다. 셀을 묶는 구멍이 적을수록 데이터 손실이 적고 전송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더블스택 대비 싱글스택이 더 우수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현재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낸드플래시 기업은 대부분 ‘더블스택’을 활용해 적층을 쌓았지만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싱글스택’을 활용해 왔다. 즉, 같은 단수라고 해도 삼성전자의 3D 낸드가 경쟁사 대비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우수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V8 낸드 본격 양산에 나선 건, V7 낸드에서 테스트한 '더블 스택' 기술을 충분히 검증했고 본격적으로 초고층 낸드 양산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경쟁사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싱글스택에서 최고 기술력을 갖춘 삼성이 더블스택을 본격 적용하면 사실상 단수의 한계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V7 양산 1년 만에 V8 낸드를 양산하는 건, 제조원가는 싱글스택보다 높지만 더블스택 기술과 양산능력에서도 이제 경쟁사들을 압도할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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