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1년째 계속되는 포토마스크 품귀가 불러온 도미노 현상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 속 신제품 개발 수요는 늘면서 공급 부족 시스템 반도체 육성 강조하지만 포토마스크 전량 외산업체에 의존 포토마스크 없어 라인 가동중단도 다반사…팹리스업계에 치명타
#. 국내 팹리스 기업 A사는 올해 상반기 해외 파운드리 기업 B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해지했다. 포토마스크를 들여오는데 무려 4개월이나 걸린다는 통보 때문이었다. A사는 B사와 1년 넘게 진행하던 신규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포토마스크 납기를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다른 파운드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A사 관계자는 “포토마스크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국내에도 포토마스크 납기일이 늦춰지면서 전반적으로 팹리스들이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도체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포토마스크 품귀 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포토마스크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팹리스 등 관련업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포토마스크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공급량 증가는 제한적이어서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포토마스크 공급 부족 현상이 국내 팹리스들 신제품 개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없어서 못 구한다는 포토마스크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트로닉스·토판·다이니폰프린팅(DNP) 등 주요 포토마스크 공급 업체들은 최근 국내 팹리스 및 파운드리 기업에게 10~20% 이상의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토마스크 공급 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요자인 팹리스와 파운드리 업체들은 납기일만 정확히 맞춰달라고 호소할 정도”라며 “평소보다 2배, 길게는 4~5배 이상 납기가 늦어지면서 주요 팹리스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 꼭 필요한 부품이다. 포토마스크란 고순도 석영(쿼츠)을 가공해 만든 기판 위에 반도체 회로 패턴을 형상화해 새겨 놓은 것을 말한다. 사진 원판인 필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반도체 제조를 위한 필수품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포토마스크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는 크게 레이저와 ‘이빔(Ebeam) 장비로 구분된다. 이빔 장비는 대체로 고사양, 레이저는 저사양이다. 현재 이빔 장비에 적용되는 포토마스크는 납품까지 1~1.5개월 이상 소요된다. 과거 1~2주 만에 납품되던 것을 감안하면 3~4배 늘었다. 레이저 장비에 적용되는 포토마스크 역시 평소 납기일은 일주일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2주 이상 지체되고 있다.◆ 포토마스크 품귀 이유? 전기차·IoT 등 신제품 개발 수요 늘어
포토마스크는 팹리스가 마스크 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해 파운드리에 제공하거나 팹리스가 파운드리에 비용을 지불하고 파운드리가 구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자체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대부분 보안상 이유로 대부분 포토마스크를 외주업체에서 공급받는다. 결국 포토마스크 공급 부족은 시스템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 공급량 늘리기도 어려워…신규 설비 구축에 수백억원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량이 늘리면 되지 않느냐는 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상황은 아니다. 현재 포토마스크 공급 빅3 기업은 미국 포트로닉스와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과 토판 등이다. 일본 호야와 대만 TMC 등도 포토마스크를 납품하고 있다. 모두 해외 기업이다.
◆ 앞으로 영향은? 라인 중단에 신제품 개발도 지연
문제는 앞으로다. 포토마스크 품귀현상은 여러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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