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5년 만의 국내 배터리 투자, SK온의 속내
2022-11-28 최홍석 PD
<자막원문>
진행 : 디일렉 한주엽 대표
출연 : 디일렉 이수환 전문기자
-'5년 만에 국내 배터리 투자를 하는 SK온의 속내'에 대해서 이수환 전문기자가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수환입니다.”
-지난주, 지지난주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요.”
-속내가 뭡니까?
“속내는 물론 고객사가 요청했기 때문으로 추정이 되지만 그간 국내 배터리 업계가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아픈 구석들이 있어요. 반도체는 대부분 국내에서 많이 만들잖아요. 디스플레이도 그렇고요. 그런데 배터리는 해외 투자가 훨씬 많죠.”
-자동차를 해외에서 많이 만드니까 그런 거 아닙니까?
“이해가 잘 안 되시는 분들은 ‘국내에서 만들어서 배 태워서 보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죠.’”
-또 물류비 들잖아요.
“그렇죠. 과거에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다가 터진 적도 있습니다.”
-가다가 터질 수도 있다?
“실제로 사고가 났었죠. 비행기로 이송 중이던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아시아나 카고(Asiana Cargo) 비행기가 해상에서 추락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몇 년도 사건이죠?
“꽤 됐죠. 10여 년 전입니다.”
-꽤 오래 전 얘기네요.
“리튬이온 배터리가 그만큼 이송할 때 위험하다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설사 배여도 한 번 불이 나면 계속 연달아 붙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완성차를 만드는 공장과 가깝게 붙어있어야 되기 때문에 해외 투자를 많이 했었죠. 그러다가 이번에 SK가 국내에다가 투자를 하기 위해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게 속내입니까?
“죄송합니다. 삼천포로 빠졌는데요. 그러면 왜 국내에 투자를 하느냐는 건데요.”
-그 전에 일단 5년 만에 국내 배터리 투자라고 했는데, 기존에도 투자해 놓은 게 있죠?
“서산공장은 SK그룹의 배터리 사업과 아주 밀접한 공장인 곳이라고 봐야 될 것 같아요. 마치 LG로 치면 오창 공장 같은 곳이죠.”
-서산에 공장이 있는데, 거기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공장이죠?
“거의 전기차죠.”
-캐파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현재 5기가와트시(GWh)인데요. 여러 번 개보수를 거친 곳입니다. 최초 가동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입니다. 2012년도 완공하고 난 다음에 조금씩 라인을 점진적으로 늘려왔어요. 그러니까 LG는 오창이라는 마더팹이라는 게 존재하고 삼성SDI도 천안과 울산에 소형과 중대형을 나눌 수 있는 마더팹들이 존재했지만 SK온은 그러질 못했거든요. 양산하는 공장에서 여러 가지 시범 테스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번 개보수를 거쳐서 2018년 드디어 최종 양산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당시에는 4.7기가와트시(GWh)였고 지금은 개보수를 거쳐서 조금 늘어난 5기가와트시(GWh)의 공장을 가동 중입니다.”
-서산 공장이 첫 공장이었던 거죠?
“첫 공장이었습니다.”
-그럼 그 뒤에 어디어디에 SK온 공장이 있습니까?
“잘 아시는 것처럼 바로 옆에 있는 중국 공장이 되겠는데요. 중국의 창저우, 그 다음에 후이저우, 옌청 3곳의 공장을 운영 중입니다.”
-그곳은 용량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창저우는 7기가와트시(GWh), 후이저우는 10기가와트시(GWh)이고, 옌청이 엄청나게 큽니다. 옌청이 60기가와트시(GWh)입니다.”
-그럼 중국 말고 다른 데는 어디 있습니까?
“헝가리에 있습니다. 코마롬이라는 곳에 있고, 이반차에는 한창 공장을 짓고 있죠.”
-거기는 용량이 어느 정도입니까?
“헝가리 코마롬은 17.5기가와트시(GWh), 이반차는 30기가와트시(GWh)입니다.”
-미국에는 없어요?
“조지아 공장이 있죠.”
-거기는 얼마입니까?
“조지아 공장은 21.5기가와트시(GWh)입니다.”
-5년 만에 국내 배터리 투자한다는 건 어디서 보도된 내용 아니죠?
“없습니다. 현재 검토 단계인데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그럼 서산에 합니까?
“서산에 합니다.”
-그럼 용량은 어느 정도? 캐파는 어느 정도인가요?
“캐파는 제가 역산을 좀 해봤는데요. 최대 4개 라인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4개 라인이면 개당 2.5기가와트시(GWh)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10기가와트시(GWh)가 될 것이라는 게 타당한 계산 방법입니다.”
-기존에 있던 공장보다 2배 정도 큰 거네요?
“용량은 두 배가 되지만 전체 공장 크기는 약 50~60% 정도 작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안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생산 용량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면 10기가와트시(GWh)로 설계했던 공장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실리콘 음극재 공장으로 조성이 바뀌면 13~14로 바뀔 수가 있거든요.”
-어쨌든 중국에도 엄청 큰 공장들이 여러 개 있고, 유럽에도 헝가리 이반차니 어디해서 공장이 있고요. 미국에도 있는데 한국에 투자를 하는 속내는 무엇입니까?
“SK온의 배터리를 가장 많이 쓰는 국내 기업이 현대차와 기아입니다.”
-하나밖에 없죠.
“특히 최근 2년 들어 코나 화재 사건도 있었고, SK온 배터리가 굉장히 많이 적용된 것은 사실입니다.”
-코나 화재는 LG 거였습니까?
“LG 거였어요. 이후에 SK온 배터리이 쓰였죠. 예를 들면 아이오닉5도 그랬고요. 지금 아이오닉6는 번갈아서 쓰고 있긴 하지만 그 중간에 나왔던 고급 프리미엄 차량들, 제네시스 G80 전기차 모델 같은 경우 전부 SK의 배터리가 들어갔습니다. 한국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를 만들어서 미국에 수출할 때 그동안은 한국 서산공장이 아니고 중국에 있는 공장에서 배터리를 들여와서, 장착을 했단 말이죠.”
-중국에 있는 SK의 배터리 공장에서?
“SK의 배터리 공장이긴한데, ‘메이드 인 차이나’잖아요.”
-거기서는 비행기에 실어서 왔나 보죠? 배 타고 왔어요? 그 정도 거리는 불날 위험이 없다고 봐야 하나요?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서해가 갑자기 태풍이 생기는 지역은 아니니까요. 아무튼 중국에서 가지고 와서 수출을 해야 되는데, 사실 그 문제보다는 현대차가 국내 울산에 거의 30여년 만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습니다. 거기에 배터리를 공급할 요량이 아닌가 예상이 됩니다.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응도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IRA는 언론보도로 많이 나왔는데, 뭔지 간략하게 설명을 좀 해주시죠.
“일단 배터리와 전기차에 관련된 것만 간략히 말씀드릴게요. 최종 조립이 미국이어야 될 것, 배터리 핵심 광물은 미국이거나 미국과 FTA를 맺은 곳이어야 될 것, 그리고 배터리 부품도 마찬가지 조건을 적용한다는 게 IRA의 핵심 조건입니다.”
-그래야 뭘 받을 수 있는 겁니까?
“그래야 보조금을 받는다는 겁니다. 이 3가지 조건 중에서 당장 시행된 건 최종 조립입니다. 미국에서 전기차 안 만들면 보조금 못 주겠다는 겁니다. 그 다음은 핵심 광물입니다. 니켈, 코발트, 리튬 이런 핵심 광물 있지 않습니까? 그 비중이 내년에 40%, 2027년 이후에는 80%까지 미국에서 캐서 만들거나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가지고 와야 됩니다.”
-중국은 미국과 FTA 체결이 안 돼 있죠. 그러니까 말하자면 비중국이라는 얘기네요.
“정확하게는 비중국이면서 미국과 FTA가 체결돼 있는 국가입니다. 아예 미국이거나요.”
-그러면 서산에 두번째 10기가와트시(GWh) 정도로 추정되는 공장을 새로 짓는 이유는 IRA에 대한 대응도 이유라는 거네요.
“IRA에 대한 이유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럼 여기서 배터리를 울산에 보내서 거기서 조립해서 만든 차가 미국으로 가는 거예요?
“미국으로 갈 수 있죠.”
-아까 세 가지 조건 얘기했는데, 조립도 미국에서 해야 된다면서요?
“그래서 미국에다가 현대차가 전용 공장을 짓고 있거든요. 전용 공장을 짓고 있어서 한국에서 만든 배터리를 쓰겠다는 거죠. 미국 조지아 공장 같은 경우에는 철저하게 포드만을 위해 공급되는 배터리입니다. 그러니까 현대차에 줄 여력이 없어요.”
-IRA가 투자 환경도 바뀌고 있는 거네요.
“환경이 바뀌고 있죠. 여담입니다만 SK그룹의 대중국 비즈니스가 사실상 굉장히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어떤 관계나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국내 투자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깐 것 같습니다.”
-10기가와트시(GWh) 공장 정도면 투자비가 얼마 정도 듭니까?
“보통 일반적으로 1기가와트시(GWh)당 1000억원으로 추산합니다.”
-그러면 한 1조원 정도 되는 거네요.
“1조원 정도 되는 걸로 추산됩니다.”
-공장이 새로 생기면 장비나 이런 것도 들어올 텐데, 장비 투자액은 1조원 중 어느 정도가 될까요?
“절반 정도인 40~50% 수준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4000억~5000억원 정도로 추정이 된다는 거네요. 그러면 기존에 SK온과 거래했던 배터리 장비 업체들이 주문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건데요.
“그 기업들을 통해서 현재 알아보고 있는 것이 바로 장비납품 기한, 전체 리드 타임을 알아보고 있는 중인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발주 넣으면 장비 언제 받을 수 있냐를 물어보고 있다는 겁니까?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전체 반도체 공급 중에 이런 것도 있거든요. PLC나 부품들이 있는데, PLC 같은 경우 범용적으로 쓰이는 장비잖아요. 반도체 장비 PLC 주문 넣으면 아직도 여전히 1년 정도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왜 그렇습니까?
“공급 플레이어가 너무 제한적입니다. 예를 들면 센서 같은 경우 일본의 키엔스(KEYENCE)라든지 이런 기업들이 꽉 잡고 있어서 그 기업들을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아까 가수요 뭐 이런 거 얘기했었는데요. 아무튼 수요조사를 하고 있는데 어쨌든 궁금한 것은 그 투자를 언제 한다는 건가 있데요?
“수요조사가 끝나면 내년 상반기 안에는 구체적인 LOI가 나오지 않을까, 구매 의향서를 날리고 그 이후에 정식 발주가 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기존에 SK온하고 거래했던 배터리 장비사들이 얼마나 됩니까?
“대략 10여 개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기업들이 장비를 수주받을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닙니까.
“매우 높습니다. SK는 풀이 좀 적거든요.”
-나열을 좀 해주시죠.
“알겠습니다. 일단 순서대로 말씀드릴게요. 믹싱은 이달에 상장했던 윤성에프앤씨, 전극 공정은 피엔티, 조립 공정 중 노칭 공정은 유일에너테크와 우원기술, 스태킹은 우원기술 단독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탭 웰딩은 엠플러스 혹은 하나기술, 패키징도 엠플러스와 혹은 하나기술이지만 최근 톱텍이 치고 올라왔기 때문에 톱텍과 함께 3파전 가능성이 매우 높고요. 엑스레이 검사 장비는 이노메트리 그리고 포메이션 후공정은 원익피앤이나 갑진이 있지만 이것은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항커커지(杭可高新科技)라는 기업이 최근 SK에 많이 공급하고 있어서요. 그 다음에 가스 빼주는 디게싱 공정은 에스에프에이, 외관 검사 장비는 트윔 혹은 에스에프에이, 사이드 폴딩, 즉 배터리 파우치 필름을 접어주는 공정은 하나기술, 폴딩 검사 장비는 원익피앤이, 물류 이송 장비는 에스에프에이, 그리고 여러 유틸리티 설비는 오션브릿지가 있습니다.”
-잠깐만 쉬다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