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5년 만에 국내 배터리 설비투자 '만지작'
서산공장 대상, 현대차 신공장에 배터리 공급
2022-11-30 이수환 기자
SK온이 국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 검토에 들어갔다. 서산 공장이 대상이다.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이 29년 만에 국내 전기차 전용으로 신규 공장을 짓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산 공장은 지난 2010년 건설을 시작해 2012년 9월부터 200메가와트시(M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한 곳이다. 2014년, 2015년, 2016년 각각 추가 증설이 있었다. 2018년 9월 증설을 완료해 연산 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서산 투자가 결정된다면 5년 만의 국내 증설 투자가 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서산 배터리 공장 추가 투자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 장비, 부품을 원하는 시기에 조달될 수 있는지 확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투자를 시작해 2025년 이전에 증설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연구‧개발(R&D) 인력들이 서울 본사에서 대전 중앙연구소 내 EER센터로 이동했다. 올해 마련된 SK온의 배터리 파일럿 라인이 있는 곳이다.
업계가 예상하는 증설 규모는 생산 라인 4개에 10GWh 규모다. 기존 생산 능력을 더하면 연산 15GWh로 높아진다. 1회 충전시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기준 25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SK온이 서산 공장 투자에 나서는 배경은 현대차 전기차 신공장 대응을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는 올해 7월 1996년 아산 공장 이후 신규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2023년 착공 예정이다. 설립 지역과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배터리 조달 편의성을 고려해 기존 아산 공장을 확장하거나, SK온 서산 공장과 멀지 않은 곳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온은 중국 창저우와 옌청, 헝가리 코마롬과 이반차, 미국 조지아에 배터리 공장을 운용 중이다.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와 튀르키예 공장을 더해 생산 능력을 오는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산 공장을 포함해 기존 배터리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적용과 에너지 밀도 확대를 더하면 당초 예상보다 생산 능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국내 서산 공장 기준으로 SK온은 1GWh당 500억원 내외의 매출을 낼 수 있다. 500GWh라면 산술적으로 25조원의 매출을 기대하는 셈이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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