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자회사 GOT, 중국 BOE에 특허침해 경고

GOT, BOE에 특허침해경고...소송 제기는 아직 LGD-BOE, 중소형 OLED와 중형 LCD서 경쟁 LG전자의 BOE 패널 구매가 인상 억제효과도

2022-12-02     이기종 기자
LG디스플레이 자회사 'GOT'가 중국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를 경고했다. 모회사인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OLED와 LCD IT 패널 시장에서 BOE와 경쟁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에 특허 침해를 경고했다. 업황 악화와 경쟁 심화로 BOE에 대한 국내 업체의 직간접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자산운영 자회사인 미국 '글로벌 OLED 테크놀러지'(GOT:Global OLED Technology)가 상반기 BOE에 특허 침해를 경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허 침해 경고는 소송 제기나 라이선스 협상에 앞서 상대방에 특허 무단 사용 사실을 알리는 절차를 말한다. 특허권자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를 열거할 수도 있고, 특정 기술군 무단 사용에 대해 주의를 줄 수도 있다. 상반기 특허 침해를 경고했지만 GOT는 아직 관련 소송은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페이지를 통해 GOT가 보유 중이라고 밝힌 특허는 2200여건이다. 여기에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GOT가 이스트만 코닥에서 사들인 미국 특허 793건도 포함된다. 이스트만 코닥이 한국에 출원(신청)·등록했던 특허 수백건도 GOT가 매입했다. GOT가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를 경고하고,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견제는 필요하지만 전면전에 나서긴 어려운 환경이 있다. BOE는 LG디스플레이와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LG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주력 협력사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OLED 시장에서 BOE의 추격을 받고 있고, 두 업체는 IT 제품용 중형 LCD 패널 시장에서도 경쟁 중이다. 지금처럼 디스플레이 업황이 나쁜 상황에선 최소한 기존 시장 점유율을 지켜야 한다.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하이엔드 LCD 패널에 적용하는 특허로 BOE를 견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BOE에 직접 공격을 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다. 바로 LG전자의 TV 사업이다. LG디스플레이가 BOE에 직접 소를 제기하면, BOE는 LG전자에 납품할 LCD TV 패널 물량을 쥐고 흔들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LG전자가 내년에 필요한 LCD TV 패널 1910만대 중 BOE 물량이 800만대(42%)로 가장 많을 것이라고 예상(지난 9월 기준)했다. LG디스플레이가 LCD TV 패널 사업을 지속 축소하면서 LG전자 LCD TV 패널 시장에서 올해부터 BOE가 점유율 1위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가 BOE에 소송을 제기하면 LG전자가 안정적인 LCD TV 패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LG전자가 섣불리 BOE 패널 물량을 줄이기 어려운 점도 부담이다. BOE와 LCD 패널 시장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한 중국 패널 업체 CSOT는, LG전자를 TV 시장에서 맹추격 중인 TCL의 자회사다. 또다른 패널 업체 HKC는 아직 저가품 비중이 크다. LG디스플레이가 BOE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려면 LG전자의 TV 사업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GOT의 BOE에 대한 특허 침해 경고는 이러한 현실적 제약 속에서 BOE를 간접 견제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풀이가 업계에서 나온다. 동시에 GOT의 특허 침해 경고로 BOE가 LG전자에 요구할 수 있는 LCD TV 패널 가격 인상폭을 제한할 수 있다. BOE에 대한 견제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LCD 사업에서 철수한 뒤 LCD TV 패널 물량에서 CSOT와 LG디스플레이 비중을 늘리고, BOE 비중을 줄이고 있다. 올해 발표된 삼성전자 '협력회사 리스트'에서도 BOE가 빠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부터 BOE를 비롯한 중국 패널 업체와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를 경고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픽셀 구조 특허 등을 BOE가 살짝 바꿔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 OLED에 적용하는 행태를 묵인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