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언제 나오나' 부품업체 속앓이

삼성 갤럭시폴드·화웨이 메이트X 출시 시점 불투명 "경쟁사보다 먼저 양산라인 마련 " 이점 감소

2019-06-11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폰 출시가 미뤄지면서 수혜주로 꼽혔던 부품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폴더블폰이 물량은 많지 않아도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었다. 출시 지연으로 수익 실현이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 개화를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업체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이녹스첨단소재, 비에이치, KH바텍 등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단연 주목 받았다. 폴더블폰 커버 윈도 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양산 라인을 가장 먼저 마련했다. 하지만 양산 라인은 반년 이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용 투명 PI 필름 납품을 일본 스미토모화학에 빼앗긴 뒤, 후속 물량 공급을 노려왔는데 갤럭시폴드 재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 출하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계획 차질이 불가피하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Razr)에도 투명 PI 필름 납품을 기대했는데, 진척 상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양산 라인 마련을 경쟁 이점으로 내세워 왔지만 폴더블폰 시장 개화 지연으로 이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양산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자사밖에 없다며 경쟁 우위를 자신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양산 라인을 먼저 마련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린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양산 라인을 가동하지 못해 초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쟁사인 SKC, SK이노베이션의 투명 PI 필름 양산 라인은 3분기 완공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폴더블폰 시장 개화가 늦어져 투자자 기대를 받았던 관련 부품업체 전반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다음달 예정인 제품 출시가 제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도 있어 긍정적이진 않다"고 답했다. 이녹스첨단소재와 KH바텍은 갤럭시폴드에 베이스필름 한 종과 힌지를 각각 단독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단독 공급에 따른 마진이 높아 예상대로 갤럭시폴드가 생산됐다면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더욱이 올해는 단독 공급이지만, 내년에 나올 갤럭시폴드의 부품 일부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다시 다른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올해 부품 공급 지연이 아쉬운 상황이다. 비에이치는 갤럭시폴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공급한다. 갤럭시폴드 디스플레이 면적이 늘어나면서, RFPCB도 덩달아 커졌다. RFPCB 탑재량이 두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역시 폴더블폰 시장 개화 지연으로 기대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에이치는 애플 아이폰에도 OLED용 RFPCB를 공급하는데, 중국 정부가 애플 등 미국 기업에 '보복'을 하면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품 출시 시점은 고객사(삼성전자)가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부품업체)가 딱히 밝힐 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6일 미국 시장에 갤럭시폴드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스크린 결함이 불거진 뒤, 한달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출시일을 공지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당초 제품 출시일을 올해 4월로 잡았던 것은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는데,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 자체의 불투명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삼성전자로서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다. 화웨이 메이트X의 출시 예정일은 6~7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