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삼성SDI 출신 앞세워 한국서 배터리 인재 채용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 인력 확보차원
2022-12-05 이수환 기자
독일 폭스바겐이 국내 배터리 입력 영입에 직접 나선다.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PowerCo)가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채용 설명회를 진행한다. 그간 에이전트나 확보된 인력을 통한 채용이 간헐적으로 이뤄진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 채용 행사 진행은 처음이다.
파워코는 폭스바겐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이다. 지난 7월 폭스바겐은 200억유로(약 27조3300억원)을 투자해 유럽 전역에 6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각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산 40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론적으로 240GWh의 배터리를 2030년까지 확보하게 된다. 이는 주행거리 400Km의 고성능 전기차 37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파워코 배터리 생산 외에도 양극재, 음극재와 같은 핵심소재 가공은 물론 폐배터리까지 가치사슬 전과정을 담당한다. 첫 배터리 양산은 2025년 이뤄지고 폭스바겐그룹이 사용할 '통합 각형 배터리'(Unified Prismatic Cell) 생산의 80%를 담당하게 될 계획이다. 배터리 비용을 최대 50%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인력 채용에는 삼성SDI, 애플 출신의 안순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전면에 나선다. 안 CTO는 1996년 LG화학에 입사해 2015년부터 삼성SDI에서 배터리연구소 차세대연구팀장(전무) 등을 역임했다. 2018년 말 애플 배터리 부문 글로벌 개발 총괄 책임자로 이직했다. 이후 폭스바겐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워코가 채용할 국내 배터리 인력은 배터리 셀 설계뿐 아니라 핵심소재 조달, 생산, 관리, 품질, 모듈과 팩 등 전분야에 걸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배터리 업체인 궈쉬안과 스웨덴 노스볼트 지분 20% 이상을 가지고 있어 한국 인력이 개발한 기술들이 이쪽으로 흘러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이번 채용 설명회는 안순호 CTO의 인사말로 시작해 세바스티안 울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폭스바겐 배터리 사업 설명, 기술과 운용 부서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 전략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1:1 미팅을 통해 채용 희망자와의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순호 CTO는 소형 배터리를 주로 개발했기 때문에 전기차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개발하려면 외부 인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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