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내년 4월 8인치 파운드리 증설 완료…생산능력 월 15만1000장으로 확대"

조기석 DB하이텍 부사장 인터뷰 DB그룹 반도체 프로젝트 창립 멤버 "BCDMOS 공정 70%까지 늘려 위기 대응"

2022-12-20     강승태 기자
DB하이텍이 주력 사업인 8인치 파운드리 라인 증설을 내년 4월 마무리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DB하이텍의 생산능력(웨이어 투입량 기준)은 월 13만8000장에서 월 15만1000장으로 1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업황 악화와 관련, 내년에는 모바일 비중을 줄이고 BCDMOS(복합전압소자, Bipolar CMOS DMOS) 공정 비중을 70%까지 높여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위기에 대응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조기석 DB하이텍 파운드리 영업본부장(부사장)은 21일 《디일렉》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사업계획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조 부사장은 DB하이텍의 ‘산증인’이다. 1994년 동부제강에 입사해 1995년부터 27년 동안 반도체 한 분야에만 매진한 업계 전문가다. 조 부사장 입사 직후인 1995년 당시 동부그룹은 반도체 사업을 위해 ‘S-프로젝트’를 발족했다. 그룹에서 3명이 모여 반도체 신사업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초기 창립 멤버 3인방 중 1명이 바로 조 부사장이다.  이후 그는 DB하이텍 기술기획, 제품기술, 마케팅 등 여러 부서를 거친 후 대만지사장, 중국지사장을 지냈다. 2013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파운드리 영업본부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당시 DB하이텍은 지속적인 적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2년 DB하이텍 매출은 5908억원이었지만 15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조 부사장은 파운드리 영업본부장을 맡아 10년 가까이 DB하이텍 파운드리 영업망 확보에 힘썼다. 그 결과, 수많은 고객사를 발굴과 함께 국내 파운드리 시장을 개척하며 DB하이텍 성공 신화를 이끌었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DB하이텍은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부사장은 “현재 증설을 위한 신규 투자가 한창 진행 중이며 내년 4월 완료될 예정”이라며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 부천과 상우 팹을 합쳐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5만1000장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파운드리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급속도로 가동률이 줄어들고 있다. DB하이텍 역시 3분기까지 95% 이상 가동률을 유지하다, 4분기 들어 80% 대로 떨어졌다. 올해 증권가에서 내다보는 DB하이텍 예상 매출은 약 1조7500억원.  조 부사장은 내년에도 상반기가 고비겠지만 급격한 매출 감소는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매출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점, 압도적인 BCDMOS 공정 경쟁력 덕분이다.  조 부사장은 “내년 상반기 저점을 찍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본다”며 “이전부터 모바일 비중을 많이 줄여 왔다.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제품을 중심으로 다품종소량생산 체제를 갖췄다. 기존 확보한 수주 물량도 상당해 내년 상반기까지 큰 폭의 가동률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DB하이텍 주력 사업은 파운드리와 함께 자체 팹리스 브랜드로 운영 중인 DDI(디스플레이드라이버IC) 등으로 구성된다. DDI 사업이 전체 가동률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13% 수준.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재고가 쌓이면서 DDI 생산은 올해 4분기부터 재개됐다. 내년 상반기가 되면 DDI 생산량을 늘리면서 팹 가동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게 조 부사장 생각이다.  BCDMOS 공정은 DB하이텍이 가장 자랑하는 분야 중 하나다. BCDMOS 공정은 아날로그 회로와 로직회로, 고전압소자가 하나의 칩에서 구현되는 기술이다. 최근 DB하이텍은 기존 5V~100V에 이어 추가로 120V까지 아우르는 공정 플랫폼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모바일·가전(5V~40V), 디스플레이(40V~60V)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데이터센터 등 산업(60V~120V) 영역에 이르기까지 전력반도체 풀 라인업을 갖췄다. 중국이나 일부 대만 파운드리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 역시 DB하이텍의 BCDMOS 공정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DB하이텍은 경쟁사 대비 15~20% 이상 가격을 높게 받는 것이 현실이다. 조 부사장은 “15년 동안 BCDMOS 공정 한 우물만 파며 이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무엇보다 아무리 제품 수량이 적어도 ‘납기보증날짜’를 꼭 맞추기 때문에 고객사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은 BCDMOS 공정 비중을 더 높여 현재 65% 수준에서 내년 7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관심사 중 하나인 12인치 공정 도입에 대해 조 부사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 12인치 도입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대신 진입장벽이 높은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 공정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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