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BMW 전기차 배터리 협력 확대…헝가리에 신공장 투자
삼성SDI, 상반기 헝가리 3공장 추진
이재용, BMW 회장과 협력 결과물
2023-01-09 이수환 기자
삼성과 BMW의 전기차 배터리 협력이 구체화됐다. 삼성SDI가 헝가리에 BMW 전용 배터리 공장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리버 집세 회장을 만나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지 1개월여 만이다.
삼성은 지난 2009년 BMW와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 14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제품에서도 양사 관계가 한층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신공장(속칭 3공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괴드 지역에 있는 공장 인근에 세워질 전망이다. 이곳은 브라운관(CRT)과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공장을 2016년 배터리용으로 전환했다. 이후 2019년부터 2공장 투자자 진행 중이다.
신공장은 기존 1‧2공장을 지나가는 도로 건너편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 구입 등의 절차도 진행됐다. 상반기 내 기초 공사가 이뤄질 수 있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기존 2공장 규모의 투자로 진행될 경우 1조원대가 유력하다. 이 경우 15~20개 생산 라인에 월 1200만셀의 배터리 생산이 이뤄질 수 있다.
생산될 배터리는 신형 각형 배터리다. 기존 5세대(젠5) 배터리와 비교해 높이를 낮추고 좌‧우 길이를 늘린 형태다. 기존 배터리가 90~100mm의 높이를 가지고 있었다면, 신형 배터리는 60mm 내외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흔히 '로우 헤이트 셀'(Low Height Prismatic Cell)로 부른다. 양극, 음극 단자도 위쪽에서 왼쪽과 오른쪽으로 변경됐다.
배터리 셀을 여러 개 묶은 모듈, 이 모듈을 합친 배터리 팩 높이가 획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BMW는 160mm 높이의 배터리 팩을 100mm 안쪽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형 배터리는 BMW가 요구한 사양에 맞춰 설계됐다는 후문이다. 무게 중심을 낮춰 전기차 주행성능을 높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우치형 배터리도 같은 형태의 시도가 이뤄진 바 있다. 양‧음극 단자가 위쪽에 있던 'U'자 타입을 좌‧우로 바꾸 'T'자로 바꿨다. 배터리 셀 길이를 늘린 '초장축 셀'이다.
양극재와 음극재 조성도 변화가 예상된다. 양극재는 니켈 함량 90%대 하이니켈, 음극재의 경우 실리콘 함량을 10%대로 높인 신형 'SCN'(Si-Carbon-Nanocomposite)이 적용될 전망이다. 배터리 조립공정은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적층) 기술을 그대로 활용한다. 소재 압축 기술로 에너지 밀도를 한 번 더 높일 수 있다.
삼성SDI 협력사도 수혜가 예상된다. 현재 양극과 음극 탭(Tab)을 만들기 위한 노칭(Notching)과 스태킹 장비는 필에너지가 공급 중이다. 젤리롤 삽입, 배터리 캔(CAN)과 캡(CAP) 용접 등의 조립공정 장비는 엠오티가 담당하고 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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