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CIS사업부 대대적 조직개편...고부가 제품 R&D에 집중한다
CIS 사업부 대대적 조직개편…시장 확대보다 개발에 초점
기존 중·저화소 제품서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 위한 전략
CIS 시황 악화에 맞춰 중·저화소 제품 양산 물량 대폭 감축
2023-01-26 장경윤 기자
SK하이닉스가 CIS(CMOS 이미지센서) 사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기존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되던 CIS 사업부를 기능별·영역별 팀으로 세분화하고, 전체적인 팀 배치를 개발(R&D) 중심으로 재편했다. 스마트폰 업황 부진 등 환경변화에 맞춰, 당장의 시장 확대보다 고부가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향후 CIS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쪽으로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CIS 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CIS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전기적인 영상 신호로 바꿔 주는 시스템 반도체다. 다른 이미지센서 대비 저전력 특성을 갖춰, 스마트폰을 비롯한 IT기기 내 카메라모듈에 주로 쓰인다. 현재 CIS 시장의 선두업체는 일본 소니와 국내 삼성전자다. 두 업체는 고화소·다기능 CIS를 무기로 70~8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주로 20MP 이하의 중저가 CIS를 공급해왔다. CIS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이지만, 독자 브랜드를 만들고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제품을 납품하는 등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왔다. 2021년에는 삼성의 3세대 폴더블폰 시리즈에 1300만 화소 CIS, 지난해에는 삼성 갤럭시 A시리즈에 처음으로 5000만 화소를 공급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올렸다.
문제는 업황 악화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체 CIS 공급량이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CIS 매출액은 130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대비 6% 감소했다. 특히 고화소 제품에 주력한 소니와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옴니비전·갤럭시코어 등 중위권 업체의 매출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도 CIS 사업에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존 주력 제품이던 중저가 CIS가 스마트폰 업황 악화, 경쟁업체의 약진 등에 의해 재고가 상당히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CIS 후공정 관련 협력사들에게 맡겨왔던 8인치 물량도 올해 초까지 대대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꺼낸 대책이 '조직 효율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기존에 한 조직으로 운영되던 CIS 사업부를 각 직군에 맞춰 팀으로 세분화했다. CIS 영업 등 기능은 축소했다. 양산 물량이 줄고 어려운 시장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 확대 전략을 당분간 후순위로 미루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신 팀 배치를 개발조직 중심으로 재편했다. 당장 업황이 좋지 않지만, 향후 업황 개선에 대비해 고부가 CIS 개발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업황 부진에도 CIS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 개발을 지속 추진하는 게 그 방증이다. 지난해 10월에는 'SEDEX 2022' 행사에서 회사의 첫 1억 화소 이상(108MP)의 이미지센서인 'Hi-A811'를 공개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CIS 내 신호 변환 과정에 AI 가속기를 내장한 차세대 이미지센서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용 CIS 시장의 주력 분야가 최소 30~40MP대인 만큼, SK하이닉스도 해당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중·저가 제품 확장보다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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