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RISC-V' CPU 상용화 활발…아키텍처 시장 지각변동 예고

개방형 표준인 RISC-V, 기존 CPU 아키텍처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어 올해 RISC-V 기반 CPU 제품 잇따라 상용화 전망 데이터센터, 오토모티브, 우주항공 등 여러 분야서 시장 확대 움직임 활발

2023-01-24     장경윤 기자
기존 CPU 아키텍처의 대안점으로 꼽히는 RISC-V(리스크파이브)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주요 IP 및 팹리스 업체들이 RISC-V 기반의 고성능 프로세서 제품을 올해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잇따라 세우면서, RISC-V 시장 규모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RISC-V 기반 CPU 개발업체들은 올해 엔터프라이즈 CPU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RISC-V는 지난 2010년에 새롭게 탄생한 CPU용 아키텍처(ISA; 명령어 집합 구조)다. 아키텍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의 구동 방식을 표준화한 일련의 규범으로, 기존 인텔·Arm 두 업체가 전체 시장을 주도해왔다. 인텔은 고용량 데이터 연산에 최적화된 CISC(복잡 명령어 집합 컴퓨터) 구조의 x86 아키텍처를, Arm은 저전력 특성의 RISC(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 기반 Arm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 RISC-V는 Arm 아키텍처와 마찬가지로 RISC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RISC-V는 Arm, 그리고 인텔의 아키텍처와 달리 아키텍처 라이선스에 대한 비용이 '무료'라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덕분에 업체들은 비용적 부담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롭게 RISC-V 기반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RISC-V 시장은 높은 시장 주목도 및 적극적인 투자로 2021년 4억 달러에서 2024년 10억 달러로 3년 사이 2.5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물론 RISC-V는 기술 자체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만큼, 주요 경쟁자인 Arm에 비해 성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전세계 주요 IP(설계자산) 및 CPU 업체들의 적극적인 개발로 이러한 인식 역시 바뀌는 추세다. 일례로 2018년 설립된 미국 벤타나(Ventana)는 지난달 주로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RISC-V 프로세서 제품군인 'Veyron'을 공개했다. 이 중 5nm 공정 기반의 'Veyron V1' CPU는 클러스터당 총 16개의 코어 및 현존하는 최대 코어 수인 128 코어를 지원한다. 최근 열린 'RISC-V 서밋'에서 공개된 Veyron V1의 성능은 주요 CPU 벤치마크(SPECint2017) 기준으로 인텔 '아이스레이크', AMD '밀라노' 등 기존 상용화된 CPU 대비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Veyron V1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이파이브(Si-Five) 역시 RISC-V 기반의 'X280' IP를 기반으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차세대 오토모티브 시장을 위한 RISC-V 기반 CPU 제품군을 공개했다. 사이파이브는 이 중 ADAS 및 AI 가속 기능을 지원하는 'X280-A' 프로세서, 자율주행차용 안전 기준에 최적화된 64비트 CPU 'S7-A' 등을 올해 하반기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시장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고성능 우주비행 컴퓨팅 프로젝트에 X280 CPU를 제공하기로 했다. 캐나다 소재의 AI 반도체 관련 팹리스인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RISC-V 기반의 고성능 CPU '그렌델(Grendel)'을 올해 개발 목표로 잡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CPU 설계의 거장인 '짐 켈러'를 CTO로 영입했다. AMD, 테슬라 등을 거쳐 2020년까지 인텔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짐 켈러는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기반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텐스토렌트는 이달 짐 켈러를 CEO로 임명했다. 이외에도 영국의 IP 업체 이매지네이션이 지난해 중순 실시간 임베디드 CPU를 상용화하기도 했다. 국내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Arm이 가진 기술적 한계와 값비싼 로열티 때문에 전세계 주요 IP 및 팹리스 업체들의 RISC-V 기반 프로세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올해 다양한 RISC-V 기반 제품이 상용화되면서, RISC-V IP가 대중화되는 시점이 곧 다가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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