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 장비업계도 "1분기 어렵다"…메모리·중국 시장 동시 부진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 22년4Q 메모리 매출비중 감소 23년1Q 시장 전망도 부정적…"메모리 시장 감소폭 더 클 것" 중국 수출 규제 영향도 네덜란드·일본 등으로 확대 전망

2023-01-31     장경윤 기자
글로벌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시장의 불황에 따른 주요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가 본격화되고, 그간 상당한 매출 비중을 차지해 온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제한되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메모리 시장의 부진,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 강화 등으로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1위 검사장비 업체 KLA는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2023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주력 사업에서 26.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메모리향 매출은 6.1억 달러로, 전분기인 8.9억 달러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분기 37%에서 해당 분기 23%로 크게 줄었다. KLA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분기 대비 12% 감소한 23.5억 달러로 전망했다. 메모리향 매출 비중은 전분기 대비 더 낮아진 15%로 제시했다. 올해 전체 반도체 장비 시장에 대해서는 "거시경제 악화로 올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수요가 20%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전체 시장 대비 메모리의 감소세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전공정 장비 전문업체인 램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5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로는 각각 4%, 25% 증가했다. 그러나 램리서치 역시 KLA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매출 비중이 전분기 52%에서 해당 분기 50%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에 대해서는 전분기 대비 29% 감소한 38억 달러를 제시했다. 램리서치는 "올해 1분기에는 D램과 낸드향 모두 매출이 모두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3년 전체로 보면 메모리 중에서도 D램보다 낸드 매출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 또한 이들 장비업체에 부정적인 요소다. KLA와 램리서치는 중국향 장비 수출이 제한됨에 따라 올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매출 규모를 각각 최대 9억 달러, 25억 달러로 책정한 바 있다. 기존 대중 수출 규제의 대상이 아니었던 네덜란드 ASML, 일본 TEL 등도 곧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이 네덜란드, 일본으로부터 대중 수출 규제 동참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ASML과 TEL의 중국향 매출 비중은 10~20%대에 이른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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