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지역 빅테크 실적악화로 서버 투자↓…반도체 산업 타격 불가피

구글, MS, 메타, AWS 서버 성장률 4.4%로 하향 서버 투자 축소되면서 대만 서버 OEM 실적 타격 서버용 반도체 생산하는 인텔, AMD, 삼성도 영향

2023-02-03     노태민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북미지역 빅테크 기업들이 서버 투자 축소에 나섰다. 서버 성장 둔화가 현실화되는 데 맞춰 투자비용 지출을 줄이려는 시도다. 올해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 허덕이는 반도체 업계엔 악재다. 주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경기 부진의 돌파구로 DDR5와 서버 쪽 수요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북미지역 주요 클라우드 기업의 서버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AWS(아마존 웹 서비스)의 성장률을 기존 6.9%에서 4.4%로 하향 전망했다. 이들 네 기업 중에서도 메타의 투자 축소 규모가 가장 크다. 메타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로 서버 투자 가이던스를 낮췄다. 신규 프로젝트도 일부 취소한 상황이다. 서버 조달 물량은 전년 대비 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와 달리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AWS는 전년 대비 13.4%, 5.2%, 6.2% 서버 조달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악화에도 점유율 유지를 위해 서버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다. 올해 성장률은 전년 대비 확연히 감소한 수치다. 아마존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AWS를 사용하는) 일부 고객의 클라우드 지출이 일부 감소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지출 통제 심리는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률 둔화로 인한 빅테크 기업의 투자 축소로 반도체 산업의 전방위적인 실적 타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위험 경보를 울린 곳은 빅테크 기업에 서버를 공급하는 대만 서버 OEM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들은 메타와 AWS가 대규모 오더컷(주문 축소)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월대비 주문량을 메타는 60%, AWS는 20% 축소했다고 밝혔다. 오더컷이 이어지면서 서버용 CPU, GPU, D램의 재고 조정도 예상된다. 트렌드 포스는 서버용 D램 공급 과잉으로 올해 1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20~2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용 D램 가격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삼성전자의 서버용 D램 매출은 전체 D램 매출 중 30%, SK하이닉스는 40% 안팎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4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 공급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나 업황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탑재량 성장과 신규 (서버용) CPU 출시에 따른 DDR5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대만큼 신규 CPU 교체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사파이어 래피즈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라며 “실적 악화와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클라우드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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