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영업이익률 46%...DB하이텍의 올해 관전포인트 3가지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률 50% 육박
매출 1조6573억원, 영업익 7687억원 기록
DDI 브랜드사업 활성화와 신사업 확보 과제
2023-02-15 강승태 기자
DB하이텍이 지난해 ‘46%’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조(兆) 단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 분기 단위로 영업이익률 50%에 근접한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연 단위 기준으로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다만 올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 등 영향으로 작년 만큼의 이익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15일 DB하이텍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6753억원, 영업이익 76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38%, 영업이익은 9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무려 46%에 달했다.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인 TSMC(영업이익률 52%)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3분기까지 DB하이텍 영업이익률은 무려 49%를 기록했지만 4분기 업황이 급속도로 꺾였다. 그럼에도 지난해 4분기 DB하이텍은 매출 3971억원, 영업이익 1536억원으로 39%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DB하이텍 측은 “전력반도체 분야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자동차·산업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좋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올해다. DB하이텍은 2023년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오랜 기간 DB하이텍 수장을 맡았던 최창식 부회장이 물러나고 조기석·황규철 각자 대표이사(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디스플레이드라이버IC(DDI) 브랜드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을 사실상 분리했다. 조기석 대표는 파운드리, 황규철 대표는 DDI를 맡는 구조다. 신임 최고경영자(CEO)들은 주총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증권가 및 업계는 올해 DB하이텍을 바라보는 관전포인트로 크게 3가지를 주목한다. 우선 가동률 하락을 어떻게 방어할지다. 지난해 3분기까지 90% 이상 가동률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4분기 이후 가동률이 급감했다. 현재 DB하이텍 가동률은 70~80%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일부 제품에 대해선 가격 인하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증설을 위한 신규 투자가 마무리된다. 올해 4월 증설을 위한 설비투자가 마무리 되면 부천과 상우 팹을 합친 DB하이텍 생산 능력은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5만1000장(기존 13만8000장)으로 늘어난다.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시작되는 증설이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가 첫 번째 관심사다.
각자 대표 체제로 사실상 분리한 DDI 사업이 불황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변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DDI 시장 규모는 25억 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35억8100만 달러) 대비 약 30% 감소했다.
현재 DDI 사업이 DB하이텍 파운드리 전체 가동률에 미치는 영향은 약 10% 대 초반이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재고가 쌓이면서 DDI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DB하이텍은 브랜드사업부 일부를 최근 경기 성남시 소재 판교디지털센터로 이전을 완료했다. 임원진과 연구개발 인원 등이 새로운 사무소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DDI 설계 및 연구개발(R&D)과 판매에 주력한다. 판교에는 국내 주요 고객사 및 협력사들이 밀집한 만큼 본격적인 영업망을 확대해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신사업 역량 확보다. 현재 GaN과 SiC는 4인치 웨이퍼에서 6인치로 넘어가는 추세다. 다음 단계는 8인치다. DB하이텍은 6인치를 건너뛰고 8인치로 직행할 방침이다.
조기석 DB하이텍 대표는 지난해 12월 <디일렉>과 인터뷰에서 “이미 매출 다변화에 성공했고 BCDMOS 공정 경쟁력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이기 때문에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당장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대신 진입장벽이 높은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 공정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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