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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리스크 없앤다...삼성, 반도체 서브팹 자동화 확대 추진

ACQC·드럼 물류자동화 통해 안전 사고 예방 신규팹 적용 완료, 지난해부터 올드팹 적용 시작 한양이엔지, 에스티아이 등 통해 도입하는 중

2023-03-16     노태민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 케미컬(화학약품) 등을 공급하는 서브팹(sub-fab)의 자동화 설비 도입을 확대한다. 이 설비는 기존에 외부 탱크로리를 통해 들여오는 화학물질을 사람이 직접 배관에 연결했던 것을 특수장치를 통해 사람 손을 거쳐지 않고 연결시켜주는 장치다. 삼성전자는 평택 V1팹 등 신규 팹에 자동화 설비 도입을 이미 마친 상태이며, 지난해부터 기존 올드팹에도 이 장비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이 서브팹 자동화를 추진하는 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다. 특히 지난해 본격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차원에서 서브팹 자동화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반도체 및 엔지니어링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학물질 관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서브팹에 자동청정커플러(ACQC) 시스템 및 드럼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최근에 완공한 신규 팹에는 자동화 설비가 모두 갖춰졌고, 지난해부터 기존에 지어진 팹(올드팹)에도 이 설비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도체 팹은 크게 칩 생산 및 운반 등을 하는 클린룸이 위치한 메인팹, 칩 제조에 쓰이는 전기, 가스 등을 공급·배출하는 서브팹으로 구분할 수 있다. 메인팹 밑에 위치한 서브팹을 통해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와 화학약품 등도 공급된다.

특수가스와 화학약품 공급은 그동안 사람(작업자) 손을 거쳐야 했다. 외부에서 탱크로리가 화학약품을 실어오면 이를 서브팹 내 저장탱크로 연결해야 하는데, 커플러(결합기)를 연결하는 작업을 사람이 직접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게 ACQC 시스템이다. ACQC 시스템은 탱크로리에서 나온 배관을 특정 위치에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서브팹에 연결되도록 고안한 설비다. 직업자가 직접 커플러를 연결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 위험을 없앨 수 있다. ACQC와 함께 도입한 드럼 물류자동화 시스템은 화학약품을 담은 드럼에서 약품을 빼낼 때 쓰인다. 역시 작업자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화 설비를 통해 공급되도록 설계했다.

ACQC와 드럼 물류자동화 시스템은 삼성전자 서브팹 유틸리티 설비 공급을 맡아왔던 한양이엔지, 성도이엔지 계열사 에스티아이 등이 공급하는 중이다. 이들 기업은 2019년께부터 관련 시스템을 개발해 삼성전자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자동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자동화 설비를 올드팹에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서브팹 자동화를 확대하는 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다. 반도체 공장에서 화학물질 사고는 드문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선 2013년, 2018년 불산 누출 사고 및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일어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이한 '제재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목적도 있다. 중대재해처벌은 사업장 내 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해당 기업 CEO나 안전관리 책임자에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반도체 업계에서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개선안들이 시행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 기업 입장에서는 중대재해사고로 인한 가동 중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정책 및 투자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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