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베트남 신공장 가동하는 하나마이크론, SK하이닉스 후공정 매출 본격 확대
최근 480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 발행 성공
베트남 신공장 본격 가동...SK하이닉스 매출 비중 확대
국내 고객사 중 SK하이닉스 비중 최대 50% 확대 전망
2023-03-14 강승태 기자
올해부터 하나마이크론이 베트남 신공장을 가동하며 SK하이닉스 매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하나마이크론 국내 고객사 매출 중 SK하이닉스 비중은 10~20% 수준이었다.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은 40~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업계 극심한 불황과 이에 따른 감산은 하나마이크론 올해 실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4분기부터 베트남 신공장을 가동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SK하이닉스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약 400억원, 올해 전체로는 약 2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로부터 발생하는 연매출이 약 2700~28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에 육박하는 매출이 SK하이닉스로부터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마이크론은 2001년 8월에 설립한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이다. 주요 반도체 기업에서 생산한 칩을 패키징하고 테스트 등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풀턴키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반도체 칩과 기판을 도선으로 연결하는 와이어 본딩 패키징 기술뿐만 아니라 금속 돌기로 패키징하는 신기술 범프(Bump)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플립칩 패키지, 유연 패키지, 웨이퍼 레벨 패키지 등 새로운 패키지 기술은 대부분 개발하고 있으며 테스트 서비스도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해외는 NXP반도체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05년 코스닥 상장 후 지금은 국내 최대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충남 아산 공장과 함께 베트남, 브라질에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해외 주력 생산 거점이다. 최근 하나마이크론은 베트남 자회사 하나마이크론비나를 통해 신공장을 설립했다.
하나마이크론비나는 SK하이닉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메모리 제품에 대한 패키징, 패키징 테스트, 모듈 조립과 테스트까지 풀 턴키(Full turnkey) 방식의 대규모 후공정 업무를 진행했다. 베트남 신공장은 SK하이닉스 물량을 주력으로 맡을 계획이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하나마이크론비나는 하나마이크론 본사보다 더 큰 규모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트남 신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신공장 가동을 위해 최근 하나마이크론은 480억원 규모로 영구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영구 CB는 일반 CB와 비교해 만기는 길지만 일반적으로 3~5년 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자율을 스텝업(Step-up)하는 조항이 붙어있다. 때문에 재무가 뒷받침되는 기업들이 주로 선택하는 자금 조달 방식이다. 회계특성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기에 발행사 입장에서는 재무구조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반도체 불황에 따른 SK하이닉스 D램 생산 역성장, 사상 최대 재고 등으로 하나마이크론의 베트남 투자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에서는 업황 악화로 하나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중장기 계약에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영구 CB 발행으로 시장 우려가 해소됐다”며 “하나마이크론의 SK하이닉스 매출은 올해 약 230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늘어나 내년 약 4000억원, 2025년에는 약 7000억~8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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