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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니솔, 세계 최초 '광다이오드칩' 상용화 목전…삼성도 '관심'

광다이오드칩 양산 위한 핵심 기술 확보…올 하반기 샘플 칩 제작 "칩간 신호 처리, 기존 전자식에서 광통신으로 빠르고 효율적 처리 가능" 美 인텔·시스코, 국내 삼성전자 등 잠재 고객사와 공급 논의 추진 예정

2023-03-21     장경윤 기자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 포토니솔이 올해 하반기 세계 최초의 광 아이솔레이터(다이오드) 칩을 내놓는다. 광 다이오드 칩을 활용하면 기존 반도체의 신호 전달체계를 전자에서 '빛(광 통신)'으로 변환할 수 있게 된다. 이론상으로 광통신의 신호 전달 속도는 30만km/s로, 최대 1만km/s 수준인 전자식 다이오드보다 30배가량 빠르다.

이 때문에 광 다이오드는 반도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특히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서버, AI연산, HPC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 역시 오랜 시간 이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헌 포토니솔 대표는 최근 인천 본사에서 《디일렉》과 인터뷰를 갖고 "광 다이오드 칩 양산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소재 증착 기술의 난제를 해결했다"며 "올 하반기 칩 성능이 확인되는대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토니솔은 2020년 창업한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인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14년간 몸 담은 김경헌 대표가 설립했다. 포토니솔이 목표로 하고 있는 분야는 '실리콘 포토닉스'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실리콘 위에 광신호를 처리하는 광자집적회로를 집적해, 칩 사이의 고속·고용량 신호 전송을 가능케 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실리콘 포토닉스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광 다이오드다. 다이오드는 트랜지스터나 직접회로에서 신호 처리를 위해 전류를 한 쪽으로만 흐르게 하는 소자다. 통상 단일 반도체 칩에 수십 개 이상의 다이오드가 탑재된다. 현재는 전자식 다이오드가 주류로 쓰이고 있다. 이 다이오드에서 전류를 빛으로 바꿔 신호 처리를 하는 게 광 다이오드다.

현재 광통신 모듈에 들어가는 광 다이오드는 칩으로 집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크기의 벌크형으로만 제작돼왔다. 벌크형은 칩 소형화가 불가능할 뿐더러, 패키징 단에서 다이오드를 따로 붙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 및 비용 효율이 떨어진다. 이에 세계의 유수 업체 및 기관이 광 다이오드 칩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상용화 단계에 이른 곳은 아직 없는 상태다. 광 다이오드 칩을 만들 수는 있어도 양산 공정에 적용할 만큼의 효율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토니솔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 김경헌 대표는 "광 다이오드 칩 제작을 위해서는 특수한 소재를 성장시켜야 하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양산성이 떨어져 반도체 공정에 적용할 수 없었다"며 "포토니솔은 양산에 용이한 광 다이오드 칩 제작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자체 기술을 토대로, 포토니솔은 올 상반기 내 KAIST의 나노종합기술원에 샘플 칩 제작을 의뢰할 예정이다. 일정을 고려하면 실제 칩이 나오는 시기는 올 하반기께다. 포토니솔은 칩의 성능이 확인되는 대로 미국 인텔, 시스코 등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모듈을 개발하는 업체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업체에도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오래 전부터 광 다이오드 칩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기업이다. 김경헌 대표는 약 10년 전 ETRI 재직 당시, 산업자원통상부와 삼성전자의 지원 하에 광 다이오드 칩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5년간 진행한 당시 프로젝트는 소재 분야 기술의 한계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삼성전자는 지금도 포토니솔과  광 다이오드 칩 개발 및 공급 관련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니솔의 광 다이오드 칩이 실제 상용화에 이르는 경우, 관련 투자 및 생태계 조성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토니솔은 팹리스이지만, 단순 칩 설계가 아닌 특수소재 성장 및 패키징 기술까지 동시에 관여하고 있다. 때문에 소재, 장비 기업은 물론 반도체 팹을 운용하는 소자업체들과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김경헌 대표는 "AI 산업이 발달하면서, CPU와 메모리 간의 광 배선 연결로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광통신 분야에서 아직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광 다이오드 칩 기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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