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회장, 美루시드모터스와 만난다
내달 한미정상회담 기간 중 회동 관측
피터 롤린슨 CEO와 배터리 공급논의 예상
2023-03-23 이수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위해 미국 루시드모터스 경영진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과 12일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회동한 이후 올해 2월에는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 시험생산(파일럿) 라인을 둘러보는 등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다음달 중 루시드모터스 경영진과 회동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월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할 때 동행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루시드모터스에서는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이 회장과 전기차 배터리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루시드모터스는 2007년 설립된 미국 전기차 기업이다. 2021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 전기차가 주력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국부펀드(PIF)가 최대주주다. 2018년 10억달러(당시 약 1조1000억원)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 회장과도 친밀한 관계다. 2018년 이 회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국왕과 만났을 때도 전기차 배터리 협력이 논의된 바 있다. 당시 빈살 왕세자가 사우디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강력히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당시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여파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고, 배터리 산업이 지금처럼 각광받지 못했던 상황이라 실제로 추진되지 못했다.
이 회장과 루시드모터스 경영진이 만나면 당장 논의될 수 있는 건 배터리 공급이다. 루시드모터스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한 바 있다. 2020년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이 대부분의 물량을 맡고 있다. 다만 이 계약은 2023년 끝난다. 삼성SDI가 BMW에 공급하기로 한 46파이(Φ·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를 루시드모터스에 제안할 수 있다.
특히 이 회장과 루시드모터스, 빈 살만 왕세자와의 관계와 최근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2018년 언급된 배터리 공장 건설이 재언급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는 2016년부터 디지털,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바이오 산업 등을 차기 신성장동력으로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이 얼마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둘러본 만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 파일러 라인은 상반기 완공된다. 이 회장이 이날 사업 현장을 직접 챙긴 만큼 삼성판 '배터리 초격차' 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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