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구매본부 전·후공정 투톱체제로 바꿨다
전공정 구매본부 김성한 부사장, 후공정 구매본부 김능구 부사장이 각각 담당
2023-03-27 한주엽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부터 구매 조직을 전공정(FE)과 후공정(BE)으로 나눠 운용한다. 후공정 패키징 분야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구매 본부를 전·후공정으로 쪼개서 운영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회사를 잘 아는 전문가는 27일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1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공정 구매본부는 김성한 부사장이, 후공정 구매본부는 김능구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활용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분야에서도 첨단 패키징 기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가 후공정 구매본부를 따로 두게 된 것도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등 이 분야에선 삼성전자를 앞서는 업계 최고 기술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공정 구매를 맡는 김성한 부사장 아래로는 웨이퍼와 프리커서, 포토레지스트(PR)와 가스, 케미칼과 타겟(Target) 구매를 맡는 ▲팹원자재구매와, ▲장비구매 조직, 부품전략, 품질, 개발, 자재를 맡는 ▲부품구매 ▲전공정 구매전략 조직이 배치됐다.
후공정 구매를 맡는 김능구 부사장 아래로는 패키지와 테스트 장비, 소자, 기판 및 컨트롤러 구매를 맡는 ▲패키지&테스트구매와 ▲후공정 구매전략 조직이 배치됐다. IT와 서비스, 유틸리티, 건축, 설비, 물류 등 인프라 구매 조직도 김능구 부사장 지휘권 아래에 있다. 인프라 구매 조직은 실질 생산량 확대를 위한 구매보단 이보다 선행되는 공장 건설 등의 구매를 맡는다. 올해처럼 메모리 불황으로 투자가 사실상 올스톱되는 상황에서도 이 조직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매 조직 전략적 중요도와 업무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후공정 및 전사 인프라 관련 구매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구매 조직을 영역별로 전문 조직화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한 부사장은 1992년 SK주식회사로 입사해 SK텔레콤을 거쳐 2016년 SK하이닉스에 둥지를 텄다. 2016년 SK하이닉스 구매본부, 2017년 인프라 구매 담당, 2020년부터 SK하이닉스 전체 구매본부장을 맡아오다 올해부터 전공정 구매만 맡게 됐다. 김능구 부사장은 1994년 유공으로 입사해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 C&C 등을 거쳐 2020년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지난 2년간 SK하이닉스에서 이사회사무국 담당을 맡아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간 SK하이닉스 구매본부장직을 맡았던 이들이 그룹 내 또 다른 요직인 에센코어 대표이사로 이동했었다"면서 "아직 이르긴 하지만 추후에 누가 그 자리로 가게 될 지도 장기적 관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센코어는 SK주식회사의 싱가포르 투자 자회사 SK S.E.Asia Pte. Ltd.가 100% 지분을 가진 홍콩 관계사다. SK하이닉스 메모리를 받아와 D램 모듈, USB, 마이크로SD 카드 등을 만들어 판다. 짧은 기간 내 상당한 매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powerusr@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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