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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vs 장비사, 주도권 다툼 ‘점화’…오픈랜 도입 ‘가시권’

오픈랜, 통신 장비 호환성 검증 대신 표준화 추진 통신사, 특정 장비사 의존도 낮춰 비용 절감 유리 장비사, 집토끼 vs 산토끼 ‘저울질’ IT업계, 통신 진입장벽 통과 용이

2023-03-27     윤상호 기자

통신 업계가 개방형 무선 접속망(Open RAN, 오픈랜)을 주목하고 있다. 오픈랜은 무선 접속망(RAN: Radio Access Network)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해 다양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가 호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27일 서울 종로구 회의실by필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NW)선행개발 담당은 “지난 2월 열린 ‘MWC23’에서는 오픈랜을 주제로 한 전시가 많았다”라며 “통신 장비 제조사 외에도 서버 업체인 델과 HP,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다양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라고 밝혔다.

무선 접속망은 특정사 생태계 구성 HW와 SW로 일괄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로 다른 생태계에 속한 HW 또는 SW를 사용할 경우 장애 발생 원인 규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통신 서비스는 안정성이 최우선이다. 특히 국내 소비자는 통신 서비스 품질 민감도가 높다. 원인을 찾느라 보낼 시간이 짧다.

PC 장애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동일한 버전의 윈도 운영체제(OS)를 쓰는 x86 기반 중앙처리장치(CPU) PC더라도 인텔인지 AMD인지, PC 제조사가 삼성전자인지 LG전자인지에 따라 주변기기 호환성이 다르다. ▲OS ▲CPU ▲PC ▲주변기기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

오픈랜 목표는 그동안 장비 제조사 중심으로 이뤄진 통신 HW 및 SW 호환성 검증을 표준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표준만 지키면 호환성 검증이 필요없다.

통신사가 주도적이다. 특정 장비사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서다.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2018년 2월 ▲AT&T ▲차이나모바일 ▲도이치텔레콤 ▲NTT도코모 ▲오렌지 5개 통신사가 표준화 단체 ‘O-RAN얼라이언스’를 만들었다. 2018년 8월 독립 법인화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도 동참했다. 현재 32개 통신사가 회원이다. 292개 관련 기업 기관 등이 협력하고 있다.

장비사는 입장차가 있다. 통신사 비용 축소는 장비사 매출 축소다. 무선 통신 장비는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등 장비사가 각국 통신사별 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시장별 유불리에 따라 셈법이 다르다.

각국 정부 전략도 온도차가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이 적극적이다. 이들 국가는 유력 장비사가 없다.

이 담당은 “아무래도 대형 제조사는 오픈랜 자체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지만 어느 누구보다 관련 부분에 연구 및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이 성숙했다고 판단하면 제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가상화의 경우에도 기존 제조사는 소극적이었지만 대세가 되면서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픈랜 상용화는 주요 장비사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오픈랜 진도가 빠른 곳은 프론트홀 인터페이스다. 원격무선신호처리장치(RU)와 디지털데이터처리장치(DU)를 연결하는 구간이다.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단말기와 접속(RU)해 넘겨 주거나 넘겨 받을 데이터 신호를 처리(DU)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장비사가 협력사를 두고 사업을 하던 영역이다.

이 담당은 “오픈랜이 활성화하면 글로벌 DU 업체와 국내 다양한 RU 업체 연동 등을 통해 이를 발판으로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이용자 측면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적재적소에 원하는 제품군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터링커에 따르면 오픈랜 시장 규모는 2028년 231억달러(약 30조700억원)다. 연평균 64.4%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에치에프알, 쏠리드, 삼지전자 등과 관련 기술을 시험 중이다. 상용화 시점은 미정이다. 품질 개선 및 표준 검증 속도가 좌우할 것으로 여겨진다. 해외 역시 품질 민감도가 떨어지는 통신 소외지역 등을 우선 적용 고려 중이다.

이 담당은 “전 세계적으로 오픈랜이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다만 국내는 품질 경쟁도가 강해 해외 사업자보다 높은 품질을 확보해야 상용화 일정을 말할 수 있고, 완성도가 언제쯤 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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