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 “키파운드리 인수, 가격·절차 정상적 거래”
최근 한 방송사에서 제기한 특혜 의혹 관련 해명
SK하이닉스, 키파운드리 2021년 5700억 인수
사모펀드 통한 키파운드리 인수, M&A 전략 중 하나
2023-03-30 윤상호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부회장)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 매수가 ‘정상적 거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사안은 언론의 의혹 제기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30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는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스퀘어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와 만나 “(알케미스트로부터)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한 것은 정상적 거래”라며 “가격과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를 활용하는 파운드리 회사다. 2004년 하이닉스(SK하이닉스의 전신)에서 분사한 매그나칩반도체 사업부에서 2020년 독립법인으로 분리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알케미스트캐피탈과 그래비티PE가 4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들은 SK하이닉스에 2021년 10월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00억원에 매각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8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거래가 도마에 오른 것은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인수 과정에 PEF를 넣어 부당이득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PEF 인수 때도 SK하이닉스가 알케미스트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달 초 SBS는 인수합병(M&A) 의도가 있었음에도 PEF를 거쳐 추가 비용을 지출했다는 보도를 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알케미스트 자문역 은진혁 전 인텔코리아 사장과 관계 등도 언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이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하이닉스는 즉각 반발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BS 보도가 나온 직후 “SK하이닉스 등 멤버사의 정상적 M&A 과정을 곡해했으며 회사와 경영진을 악의적으로 다뤄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SK하이닉스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SK하이닉스는 “익명 제보자 주장에만 귀를 기울여 반도체 사업 특성이나 PEF를 활용한 기업 성장 전략 등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오인했다”며 “뚜렷한 사실관계를 제시하지 않은 채 마치 최태원 회장이 알케미스트 실소유주로 알려진 은씨와 개인적 친분 때문에 SK하이닉스와 알케미스트 간 거래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쳤다고 시청자들이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 대표의 설명도 SK수펙스추구협의외와 SK하이닉스의 반박과 궤를 같이 한다.
한편 이날 박 대표는 SK스퀘어 대표에서 물러났다. SK스퀘어 부회장은 유지한다. 박 대표는 “SK하이닉스 대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라며 “SK하이닉스는 중국에 공장(팹)이 있고 미국에 새로 가야하고 한국도 새로운 팹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팹 운영 전략에 대해 곽노정 대표와 거의 매일 얘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는 과점인데 왜 이렇게 수요 변동 폭이 클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crow@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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