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반도체 장비 수입액 15% 감소...투자감소 여파

네덜란드산 노광 장비 수입액 전년비 26%↓ 국내 반도체 장비사 1분기 실적 악화 예상

2023-04-03     노태민 기자
1분기 반도체 장비 수입액이 감소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 축소 여파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 핵심 장비인 네덜란드산 노광 장비 수입액 감소 폭이 컸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31억 3935만달러(4조 1408억원)로 전분기 수입액 37억 385만달러(4조 8864억원) 대비 15.3% 감소했다.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시설투자(CAPEX)가 줄어들면서 2021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등의 CAPEX 축소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CAPEX를 지난해 19조원 규모에서 50%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며 올해 CAPEX를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산 노광 장비 1분기 수입액이 전분기대비 46%, 전년동기대비 26%로 감소폭이 컸다. 네덜란드 노광 장비 수입의 대부분은 극자외선(EUV), 심자외선(DUV) 장비를 생산하는 ASML에서 이뤄진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CAEPX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첨단 반도체 생산 핵심 장비인 EUV 장비 수입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증착기 1분기 수입액은 9억 1440만달러(1조 2036억원)를 기록하며 전분기대비 6.3%, 전년동기대비 49.3% 크게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 수입액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감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지난 3월 반도체 수요 약화와 모바일 및 일반 소비자용 전자기기의 재고 증가로 2023년 글로벌 팹 장비 지출액이 전년대비 22% 감소한 760억달러(100조원)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국내 반도체 장비사들의 1분기 실적도 큰 폭으로 악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국내 반도체 장비사들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기업 의존도가 높고, 해외 반도체 장비사에 비해 다소 낮은 공정의 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라인에 설치된 반도체 장비의 6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만큼, 국내 장비사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반도체 장비 업계관계자는 “글로벌적인 반도체 감산 분위기로 국내 반도체 장비사들은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업계에서 1분기뿐 아니라, 상반기 실적 악화는 당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일부 장비사의 경우 고정비가 부담될 정도로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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