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네패스라웨 PLP 물량 계약 일부 해지 통보

수율 저조, 불량 많아... 기술 난제 못 푼 듯 네패스라웨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 네패스그룹 전반 위기로 번지나

2023-04-06     한주엽 기자
네패스라웨가 설립 3년 만에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네패스라웨는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네패스가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난 2020년 2월 신설한 회사다.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자신감으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낮은 수율, 불량품 다량 발생 등 생산 기술 난제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은 대규모 적자로 이어지며 회사 재무 상황을 악화시켰다. 네패스라웨는 작년 말 기준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다. 존폐 기로에 서 있다. 그룹 전반으로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네패스라웨는 최근 대형 고객사인 미국 퀄컴으로부터 특정 칩 제품의 FO-PLP 물량 공급건에 관한 계약을 해지당했다. 불량품이 지속, 다량 발생한 것이 이유다. 아직 퀄컴의 일부 저가 제품 패키지 수주 계약은 살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획기적 수율 향상이 없을 경우 이마저도 계약 지속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아웃은 패키징 전 단계인 반도체 칩(Die)에서 입출력(I/O) 단자 배선을 바깥으로 빼 패키지 단까지 I/O를 늘리는 기술이다. 기판 위에서 패키지 재배선(RDL)을 하기 때문에 값비싼 반도체 패키지 인쇄회로기판(PCB)이 필요 없다. 패널레벨패키지는 네모난 지지 기판 위로 웨이퍼 칩 다이를 잘라서 올려놓고 패키지 RDL 작업을 한다. TSMC의 경우 이 작업을 동그란 기판 위에서 하기 때문에 FO-PLP가 아닌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혹은 자체 기술명인 InFO(Intgrated Fan Out)라고 부른다.  PLP의 경우 기판 사이즈 자체가 큰데다 사각형이어서 기술 난제만 풀면 생산 효율이 WLP 대비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 판단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기판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휘어짐을 잘 컨트롤하지 못했을 시 다량의 배선 불량이 발생한다. 기판과 칩, 몰딩재의 열 팽창 계수가 다르기 때문에 열로 굳히며 몰딩하는 과정에서 배선이 틀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배선 틀어진 것을 잡기 위한 재공정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잡다 잡다 못 잡으면 기판 하나를 통째로 버려야 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갔던 터라 실 공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퍼 레벨일 경우 포토레지스트(PR)를 스핀 코팅하는 공정 장비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지만 네모난 패널 위로 PR 도포는 여의치 않다. 이 때문에 값비싼 드라이 PR 필름을 썼던 것도 비용 증가 이유다. 양산 초기에는 패널 기판을 사람 손으로 들어서 옮기다 바닥에 떨어뜨려 제품을 깨먹었던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도 양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이라면서 "값비싼 시스템온칩(SoC)도 아닌 전력관리칩(PMIC) 같은 저렴한 제품을 기술 난도가 높은 PLP로 패키징 하는 것도 난센스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객사를 확보해놓고도 기술 난제를 풀지 못한 건 이 회사 재무제표에도 나타난다. 네패스라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원가는 406억원이었던 데 반해 매출액은 369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는 2021년 517억원 적자에 이어 작년에도 662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현재 네패스라웨 유동부채는 1356억원으로 유동자산 203억원을 크게 초과한다. 올해 중 560억원의 은행차입금이 도래하고, 오는 9월에는 조기상환 청구 가능한 전환사채 규모도 400억원이다.  모회사 네패스와 관계기업 네패스아크는 작년 11월 24일 네패스라웨로 각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의 금전 대여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네패스가 라패스라웨를 대상으로 채무보증을 선 금액은 약 5500억원에 이른다. 금융계 전문가는 "네패스 그룹 전체가 위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powerusr@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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