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SMC 실망스런 1분기 성적표…인텔도 '먹구름' 예고
주요 반도체 업체, 1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 밑돌아
인텔도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큰 폭의 감소 예고
주력 사업인 PC 시장 전망 암울…"재고 압박 3분기까지 이어질 수도"
2023-04-11 장경윤 기자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TSMC 등이 나란히 1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인텔도 PC 시장 침체로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망은 어둡다. 인텔 역시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TSMC와 비슷하게 악화된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텔의 1분기 매출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110억6000만 달러다. 올해 초 예상치는 14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3개월 새 2% 가량 급격히 낮아졌다.
앞서 인텔은 올초 2022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05억~115억 달러로 제시했다. 전년동기 매출인 184억 달러와 비교하면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증권가 평균 예상치인 139억 달러와도 차이가 크다. 근 2년간 40~50%대를 기록했던 이익률도 올 1분기 39%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인텔의 주력 사업인 PC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1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5690만대로 집계됐다. 2021년 4분기 9350만대의 출하량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로 매 분기마다 하락세를 걷고 있다.
IDC는 "유통 부문 재고가 여전히 4~6주 범위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할인에도 불구하고 유통 및 PC제조업체들의 재고 증가세가 올해 중반, 잠재적으로는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TSMC는 이미 급격히 악화된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9%, 95.7%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7000억~1조원 수준을 예상했던 증권가 컨센서스도 크게 밑돌았다.
대만 파운드리 TSMC도 업계 예상치를 하회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TSMC의 올해 월별 매출은 1월 2000억 대만달러, 2월 1631억 대만달러, 3월 1454억 대만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3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4% 감소했다. TSMC의 월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것은 2019년 5월 이후로 약 4년만이다.
이를 종합한 TSMC의 1분기 매출은 총 5086억 대만달러다. 전년동기대비로는 3.6% 증가했지만, 5260억 대만달러 수준을 예상했던 증권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IT 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 주요 고객사가 모두 주문을 축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IT 수요 감소세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고, 반등의 신호도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난 부분이 없다"며 "예상 실적이나 경기 흐름에 대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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