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메모리 '초격차'는 옛말...감산 공식화 배경

1z 노드에 메모리 3사 주력 비중 쏠림

2023-04-13     한주엽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미세화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히려 표면적인 미세화 비중은 3위 마이크론이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1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 3월 말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연말 기준 1z나노 D램 생산 비중은 삼성전자가 46.1%, SK하이닉스가 32.3%, 마이크론이 29.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z보다 미세한 선폭의 1a D램 생산 비중은 삼성전자가 5.7%, SK하이닉스가 20.8%, 마이크론이 45.9% 수준이었다. 미세화 정도는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Die) 수를 결정한다. 미세 공정 비중이 높을수록 웨이퍼 1장당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 때문에 원가경쟁력 기본 지표로도 활용된다. 다만 생산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있는데다 공급 업체별로 기술 노드를 정하는 기준이 제각각이라 기술 노드 비중이 '절대적' 원가경쟁력 지표라고 얘기하긴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모든 메모리 반도체 업체 주력 노드가 현재 1z 수준에 머물러 있고, 원가경쟁력을 낮추는 게 과거 대비 더디다는 건 전반적 흐름상 맞는 얘기"라고 했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와 함께 1위 삼성전자도 지난 1분기에 메모리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일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때는 참고자료를 내고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을 공식 발표한 건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D램 원가를 낮추는 속도가 더뎌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삼성이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사이 후발주자들이 쫓아오면서, 불황에 모두가 분기 수조원 단위 적자를 내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삼성이 빠르게 치른 영향도 있다. 추후 원가 경쟁력을 벌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여기서 찾는다.  삼성전자는 1z에 한 개 마스크, 1a 노드에서 4~5개 마스크를 EUV 공정으로 처리한다. SK하이닉스는 1a D램 생산에서 1개 마스크에 EUV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론은 2024년 1c 노드 D램부터 EUV를 활용한다. 마이크론의 1a D램 비중이 높은 이유도 EUV 도입 없이 멀티 패터닝 공정을 그대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삼성과 후발주자간 1년~1년 6개월가량의 원가 격차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 격차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UV 도입이니 기술장벽이니 여러 이유를 대지만 삼성은 과거에 매 시기, 매 순간마다 당시의 높은 기술 장벽을 뛰어넘으며 격차를 유지해왔다"며 "회사 안팎에서 3~5년 전부터 기술 개발을 게을리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라고도 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삼성전자는 첫 더블스택(V7) 적용 제품 양산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일렉=한주엽 기자 powerusr@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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