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D램 기술 노드와 삼성의 감산
2023-04-14 안영희 PD
<인터뷰 원문>
진행 : 디일렉 명진규 와이일렉 총괄 에디터, 디일렉 이도윤 편집국장
출연 : 디일렉 한주엽 대표
-한주엽 대표 모시고 D램 미세화 공정과 삼성전자의 감산 배경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D램 미세화 공정 관련해서 삼성전자의 감산, 그리고 삼성전자 전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먼저 감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게 D램 미세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말씀 준비하셨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관계가 있습니다.”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원래 20나노대까지는 28나노, 25나노, 21나노 등 숫자를 썼습니다. 10나노대로 들어오면서 x, y, z, a, b, c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이크론 같은 경우에는 알파, 베타, 감마 등 이런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30나노대에는 2노드 혹은 3노드, 20나노대에도 2노드 혹은 3노드인데 10나노대에는 6노드 혹은 7노드도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10나노대로 오면서 선폭을 줄이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 70나노와 80나노대에는 10나노, 20나노씩 선폭을 줄여왔는데 지금은 너무 더뎌졌다고 하지만, 계산을 해보면 20나노에서 18나노로 줄이는 비율과 80나노에서 70나노로 줄이는 비율을 퍼센테에이지(%)로 계산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더뎌지긴 했지만 10나노대로 들어오면서는 6노드, 7노드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보니까 주력이 1z입니다. x, y, z에서 10나노의 세 번째가 주력으로 많이 쓰입니다. 표 한번 띄워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이 a, b, c인 겁니까?
“그렇습니다. 이쪽에 자료가 떠 있습니다. 제일 왼쪽이 삼성전자 것이고, 중간 것이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세 번째(맨 오른쪽)입니다. 빨간색이 1z입니다.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46%, 하이닉스는 32%입니다. 그러니까 위에 있는 1z와 1a 비중이 높은 것들이 사실상 첨단 노드 공정에서는 앞서 나가는게 아닌가라는 것이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 표만 봐서는 마이크론이 더 선진화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1z가 30% 가까이 되고, 1a가 45%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후에도 말씀드리겠지만 과거의 경우라면 삼성이 압도적으로 선단 공정의 비중이 높았을 텐데 지금 1z에 많이 모여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이나 원가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2023년 1분기에 모든 메모리 분야에서 3~4조원 씩 적자를 낸 것 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삼성이 1a 비중이 높았다면 이번에 감산 결정이 안 나왔을 수도 있었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물론 수요가 역대급으로 없기 때문에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가격이 예를 들어 시장 판가가 많이 떨어져서 0.8불~0.9불까지 떨어져도, 삼성이 0.7불에 만들 수 있으면 손해를 보지 않고 판매가 가능할 것입니다.”
-고도화되면 더 싸게 만들 수 있죠.
“그렇게 된다면 경쟁사들은 미치고 팔짝 뛰는 상황이 펼쳐질텐데, 사실 작년 연말부터 올 초까지도 감산은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계속 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이크론도 “우리는 더 감산할 것이다.” “마이너스(-) 비트 그로스 할 것이다.” SK하이닉스도 계속 감산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드디어 지난 7일에 실적발표하면서, 잠정 실적발표할 때 원래 숫자만 냅니다. 그런데 가이던스를 냈습니다. “우리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D램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삼성전자도 숫자를 보고 못 버틴 겁니다.”
-“공급선이 확보된 메모리 중심으로”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약간은 범용으로 하겠다는 것 입니다. 궁금한 점이 표를 보면 그동안 삼성전자가 기술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표만 보면 마이크론의 1a 공정 비중이 약 50%입니다.
“1z 밑에 모여 있다고 표현을 했는데, 1z가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EUV를 처음으로 사용한 노드입니다. 1개 마스크, 반도체 만드는 공정은 층을 계속 쌓고 깎고 덮고 깎고 세정하는 과정입니다. 한 레이어마다 마스크들이 있고 마스크 여러 장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1개의 크리티컬한 마스크를 1z에서는 EUV를 사용합니다. EUV를 쓰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D램에서 처음 사용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비용을 감가상각을 생각해야 합니다. 생산을 하려면 파운드리랑 일부를 나눠 쓴다고 해도 그 비용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있고, 처음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1z에서 1개 레이어를 사용했지만 1a에서는 4~5개 레이어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훨씬 더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에 SK하이닉스는 1z까지는 EUV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1a에서 1개 레이어를 사용합니다. 마이크론은 1z와 1a 모두 EUV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b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24년부터 진행하는 1c부터 EUV를 사용한다고 하니까, 쉽게 얘기하면 삼성전자는 수업료를 미리 치르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SK하이닉스는 중간 정도에 치렀고, 마이크론 제일 늦게 치르려고 했는데 빨리 쫓아온 것의 원인이 그 부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표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 물량이 마이크론보다 삼성전자가 훨씬 많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1a의 비중이 적어도 실제 마이크론만큼 생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삼성전자의 기본적인 생산 물량이 많으니까 물량 기준으로 보면 실제로 생산되는 것은 전체 공정 비중으로 봤을 때는 5% 정도밖에 안 되지만, 실제 물량은 마이크론 이상이 되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원가나 ASP로 믹스된 것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절대 물량은 예를 들면 A 업체 5%나 B 업체 10%나 캐파 차이가 2배 난다면 A 업체 5%와 B 업체 10%는 같은 것 아닙니까? 하지만 전체적인 원가를 보는 것입니다. 현재 비슷한 수준으로 적자를 보고 있고 물론 삼성전자의 캐파가 제일 많기 때문에 비슷하게 적자를 본다면 삼성전자가 그나마 잘했다고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적자를 같이 보더라도 훨씬 더 폭이 적거나 혼자 이익을 봤었는데 지금은 절대값으로는 비슷하게 적자를 봤기 때문에 “지금까지 뭐 했나.” “기술 개발 제대로 안 하고 뭐 했나.” 라는 반응입니다. 사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들어보면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EUV를 먼저 적용을 해서 수업료를 치렀는데, 갑자기 시장이 이렇게 될지 누구도 예상 못 하지 않았습니까? 코로나19 시기에 먼저 당겨와서 제품을 구매하고 그때 당시 반도체 부품이 모자라서 돈도 많이 벌긴 했지만, 지금 역대급으로 수요가 줄어서 이런 상황을 대부분 예측을 못 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없이 이익을 계속 잘 내고 있었으면 한 4~5년 뒤에는 다른 업체들과 차이가 확 벌어질 수 있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EUV를 적용하려면 다른 업체는 장비도 사야하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합니다. 또 원가가 올라가는 부분 등 다른 업체들도 겪었어야 하는데 마침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시장도 확 떨어지니까 삼성전자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얘기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표님이 보시기에 삼성전자가 비싼 수업료를 치렀으니까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업황이 좋아지고 업턴(상승 전환기)으로 바뀌면, 삼성전자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겁니까?
“1a를 얘기하지만 지금 1b 얘기가 별로 없지 않습니까?”
-1b를 건너뛴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보면 1b를 건너뛴다기보다는 다음 버전인 1c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항상 다음 세대 하나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고, 다음 세대와 그다음 세대를 같이 한번에 해놓고 겹쳐가면서 진행하는 개발 로드맵을 갖고 있습니다. 1b가 초반에 했던 것이 잘 안 되어서, 아마 1c를 갖고 와서 약간 리비전해서 1b-1 이런식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1b 없이 1c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일부 리비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계속 딜레이 되고 있지만 1b와 1c까지 잘 넘어오면 그 시기에 SK하이닉스나 특히 마이크론 같은 경우에는 (삼성전자가 넘어오는) 그 시기에 지금 같은 상황을 겪어야 합니다. 그때가 된다면 차이가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이크론이 EUV 없이 여기까지 와서 생산 비용은 많이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그 대가를 치러야 될 때가 온다는 얘기인 겁니까? 1c 공정으로 가게 된다면 EUV를 안 쓸 수가 없으니까.
“그렇습니다.”
-지난번에 어드밴스드 콘퍼런스에서 얘기했지만, EUV로 갈 수도 있고 3D 적층으로 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새로운 돌파구나 우회로가 있지 않습니까?
“3D 적층은 2030년이 지나야 상용화 될 것 같습니다. 소자 구조가 다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마이크론은 최대한 EUV를 쓰는 것을 뒤로 늦추다가 EUV로 치러야 하는 수업료를 최소화하고 판이 바뀔 때 그쪽으로 빨리 진입해서 선점을 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3D D램 관련해서 논문도 굉장히 많이 쓰고 있고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비교했을 때. 하지만 3D D램이 당장은 요원하고 향후 2030년 정도 까지는 현재에 D램 구조로 갈 것 같은데, 메모리 분야를 계속 바라보고 있던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이 정도의 적자를 내는 것은 과거에 비교해서 용납될 수 없는 것 아닌가.” 수업료를 치르고 기술 장벽이 높아도 과거에 80나노에서 70나노로 넘어올 때, 30나노에서 20나노로 넘어올 때 기술의 장벽들이 다 있었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왔고 그동안 계속 적자를 안 내고, 적자를 내더라도 남들보다 훨씬 더 적은 폭의 적자를 냈었는데 그때도 캐파는 훨씬 많았습니다. 다른 업체에 비해 2배 많았었는데 지금 비슷한 수준으로 적자를 낸 것은 과거 대비해서 기술 개발에 안일해진 것이 아닌지. 쉽게 얘기하면 삼성전자 총수가 그 당시에 감옥에 가 있던 시기와 같았습니다. 물론 총수가 있다고 해서 개발이 제대로 됐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시기에 뭔가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런 상황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낸드 같은 경우에도 싱글스택이 있고 더블스택이 있는데 삼성전자는 V6(128단)까지 계속 싱글스택을 했습니다. 한 번에 뚫어버리는 겁니다. 한 번에 뚫는 게 굉장히 어려운 기술인데 마이크론이나 SK하이닉스, 키옥시아 같은 경우에는 72단부터 한 번에 다 뚫기 어려우니까 반을 뚫어놓고 또 반 뚫고 합치는 더블스택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삼성전자는 V7(176단), 7세대 V낸드부터 더블스택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램핑업의 속도 등을 봤을 때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장의 얘기들도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V6(128단)에서 V7(176단)로 넘어오면 V7(176단)의 물량이 많아져야 하는데, 물량이 많아지는 속도가 과거 대비 현저히 적어졌고 갑자기 V8(236단)이 나왔습니다. 그다음 버전이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V7(176단)도 엄청나게 램핑업이 안 되고 빨리 페이드아웃 되는 공정으로 바뀐 것을 보면, 신기술을 적용할 때 삼성전자가 과거와 달리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R&D 팹이나 R&D에 대한 투자가 과거에 많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단기 이익을 위해서 확판이나, 그 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만 넘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내부에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삼성전자가 종합기술원 선행연구조직을 대폭 축소한다는 얘기가 한번 있지 않았습니까? 결국 “미래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개발은 안 하겠다.” “당장 수익이 모이는 것을 하겠다.”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것이 영향을 끼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다고 봅니다. 전문 경영인 체제가 여러 가지 장단점이 다 있지만, 어쨌든 단기적인 실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5~10년 뒤를 보고 조화롭게 가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는 얘기들이 안팎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삼성전자의 블라인드 커뮤니티에서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 식의 내부의 비판, “왜 우리는 여태까지 기술이 계속 앞서 왔는데, 지금 이런 상황까지 왔는가.” 실적이 안 좋으니까 PS 같은 것도 못 받으니까 자존심이 많이 상한 조직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메모리 분야에 있는 분들이 만나보면 엄청난 자존감과 자신감이 느껴졌었습니다. 이렇게 곤두박질 치고 있으면 많이 바닥을 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수십 년간 '초격차'라는 말을 수식어처럼 달고 다녔는데,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이죠.
“이 정도 얘기하겠습니다.”
-잠시 쉬고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