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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세정용 과산화수소 시장, '춘추전국시대' 열린다

삼영순화, 동우화인켐 과점 구도에 신규 공급자 등장 피앤오케미칼 이어 OCI, 태광산업 등도 진출 검토중

2023-04-20     노태민 기자

삼영순화와 동우화인켐이 양분해왔던 국내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 판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피앤오케미칼, 태광산업, OCI 등이 신규 진출을 꾀하면서 관련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피앤오케미칼에 이어 태광산업, OCI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지, 섬유 산업 등에 두루 쓰인다. 일반 과산화수소를 정제해 만든 고순도 제품은 반도체 세정, 디스플레이 식각공정에 사용된다.

그동안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은 삼영순화와 동우화인켐이 양분해왔다. 삼영순화는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51%)과 한솔케미칼(49%)의 자회사다. 동우화인켐은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100% 자회사다. 삼영순화와 동우화인켐은 각각 한솔케미칼과 OCI로부터 일반 과산화수소를 공급받은 뒤, 이를 고순도 제품으로 정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해왔다.

두 회사가 과점하던 시장구도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해부터다. 포스코케미칼과 OCI 합작사인 피앤오케미칼은 지난해 10월께 고순도 과산화수소 양산을 시작했다. 동우화인켐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에 우회 공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합성섬유가 주력인 태광산업도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태광산업은 앞서 섬유 제조에 쓰이는 과산화수소 시장에 진출했었다. 지난 2012년 5만5000톤(t) 규모의 과산화수소 양산을 시작했는데, 이런 노하우를 활용해 반도체용 고순도 과산화수소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태광산업은 지난해 12월 기술혁신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해 향후 10년간 총 10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투자계획에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진출을 위한 투자도 포함됐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사업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OCI도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그간 OCI는 동우화인켐을 통해 과산화수소를 반도체 기업에 우회 공급을 해왔으나, 직공급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CI는 이미 일본 현지 반도체 기업에 과산화수소를 직공급한 적이 있어서 기술력도 확보해 둔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OCI가 동우화인켐과의 오랜 협업 관계를 고려해 '직공급' 여부를 고민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OCI는 2020년 9월 동우화인켐과 10년 동안 과산화수소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끈끈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 공급자들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 판도는 큰 폭의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고객사 입장에선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이점이 있지만, 삼영순화와 동우화인켐 등 기존 공급사들의 마진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팹 시설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산화수소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경우 기존 과산화수소 공급사들은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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