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아반시 차량용 4G 특허풀 가입, 현실적 선택"

"4G 특허 출원 끝나가고, 아반시 4G 특허풀이 대세로 자리잡아" 평가 아반시 활용하면 삼성전자 입장서 4G 특허 수익료 확보 간편해져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의 자동차 부품 사업에도 다양한 특허 필요 '삼성전자 특허팀 출신' 장호식 아반시 부사장 역할 컸을 것으로 추정

2023-04-20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가 차량용 통신특허풀 아반시(Avanci)에 특허권자로 참여한 것은 '현실적 선택'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4G 표준특허 출원(신청)이 끝나가는 데다, 주요 4G 표준특허권자가 이미 아반시에 참여했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아반시에 합류하는 것이 특허 라이선스료 확보 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로선 삼성그룹 부품계열사의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라이선스 협상을 직접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고,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의 자동차 부품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특허도 확보할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차량용 표준특허풀인 아반시에 특허권자로 참여한 것은 현재 4G 표준특허와 차량용 특허풀 상황, 사업 필요성 등을 고려한 현실적 선택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아반시는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특허권자로 아반시 특허 플랫폼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반시의 △차량용 4G(Vehicle 4G) △애프터마켓(Aftermarket) △브로드캐스트(Broadcast) 등 라이선스 프로그램에 특허권자로 합류했다. 특허풀(Patent Pool)은 여러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를 서로 또는 제3자에게 사용을 허락할 수 있도록 한데 모은 특허 집합체를 말한다. 특허풀 참여로 특허권자(라이선서)는 간편하게 라이선스료를 받을 수 있고, 특허 사용자(라이선시:라이선스 실시자)는 라이선스료를 내고 특허를 사용하면서 특허분쟁을 피할 수 있다. 아반시는 특허 사용자인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삼성전자 등 특허권자에게 라이선스료를 내는 과정을 대행하고 수수료를 챙긴다. 주요 4G 표준특허권자 가운데 삼성전자의 아반시 참여는 늦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아반시에 뒤늦게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에는 4G 표준특허 출원이 끝나가는 상황인 데다, 4G 표준특허권자들이 상당수 아반시에 참여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아반시와 경쟁할 수 있는 차량용 통신특허풀은 없다. 관련 특허 출원이 마무리돼가는 상황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특허풀에 참여하는 것이 삼성전자에 현실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아반시에 참여한 표준특허권자가 적거나, 아반시와 경쟁하는 또다른 특허풀이 있다면 삼성전자도 아반시와 경쟁관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볼 수도 있지만, 당장은 큰 폭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허 라이선스 수익 규모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아반시를 통해 라이선스료를 받는 것이 작을 수 있지만 절차는 간단해진다. 삼성그룹 부품계열사의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삼성전자가 특허 라이선스 협상을 직접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자동차 부품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때도 특허가 필요하다. 하만은 스피커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아반시에서 라이선서이면서 동시에 라이선시도 된다. 또, 삼성전자의 아반시 참여에는 지난해 사업목적에 특허수익화를 추가하고 막대한 특허수익을 올린 LG전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8900억원의 특허수익을 올렸다. 8900억원을 10% 영업이익률을 가진 사업부로 가정하면 연 9조원 매출을 올린 것과 비슷하다. 4G 표준특허 출원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4G 특허 활용에 대한 요구가 컸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아반시에 특허권자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장호식 아반시 부사장 역할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특허팀 전무 출신인 장호식 부사장은 지난 2021년 아반시에 합류했다. 장호식 부사장은 4G 표준특허 상황과, 친정인 삼성전자 내부 목표를 알 수 있다. 한편, 아반시로선 삼성전자가 차량용 4G 표준특허 프로그램에 가입해 이 부문 독점 지위를 강화했다. 아반시 차량용 4G 특허 프로그램에는 완성차 브랜드 80곳 이상이 라이선스 실시자로 가입돼있다. 아반시는 5G 통신특허풀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4G 표준특허는 커넥티드 차량의 일부 기능 지원에만 사용된다. 완성차 업체가 진정한 자율주행을 지원하려면 5G와 6G 표준특허 사용권도 확보해야 한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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