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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용 8세대 OLED 수익성에 먹구름...애플 맥북 매출 반년간 30% 급감

애플 맥북 매출, 2개 분기 연속 전년동기비 30%씩 급감 2022년 맥북 매출도 역성장...아이폰·아이패드 매출은↑

2023-05-09     이기종 기자

IT용 8세대 OLED 수익성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향후 IT용 8세대 OLED 라인에서 만들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 맥북 제품 매출이 지난 반년간 전년동기 대비 30% 급감했다.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도 소비자 충성도를 확인한 아이폰과 달리, 맥북은 아직 소비자 충성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각국 정부 보조금으로 TV를 비롯한 IT 제품 수요가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맥북 제품용 OLED 투자 수익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1~3월(2023회계연도 2분기) 애플의 맥북 매출은 71억68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 급감했다. 지난 2022년 10~12월(2023회계연도 1분기) 맥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9% 줄어든 77억3500만달러였다. 2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30%씩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의 생산차질로 지난해 10~12월 아이폰 매출(657억7500만달러)은 전년비 8% 줄었지만, 올해 1~3월 아이폰 매출(513억3400만달러)은 전년비 2% 늘었다. 아이패드는 올해 1~3월 분기 매출(66억7000만달러)이 전년비 13% 감소했지만, 지난해 10~12월 아이패드 매출(93억9600만달러)이 전년 동기보다 30% 뛰었다. 애플의 주요 제품 가운데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급감한 제품은 맥북이 유일하다.

연간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아이폰(1996억3600만달러)과 아이패드(314억4000만달러) 매출은 전년비 성장했지만, 맥북 매출(370억6000만달러)은 역성장했다. 9월 결산법인인 애플의 회계연도 기준으로 2022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맥북 매출(401억7700만달러)은 전년비 14% 뛰었지만,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상반기 맥북 매출이 30% 급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맥북 매출에 주목하는 이유는 IT 제품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이 겨냥하는 시장이 중형 IT 제품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내년에 처음 출시할 예정인 OLED 아이패드 패널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6세대 OLED 라인에서 만들지만, 향후 OLED 맥북에는 8세대 라인에서 만든 패널을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여러 협력사와 협의 중이지만 아직 주요 장비를 발주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IT용 8세대 OLED 라인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수익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맥북 OLED를 어느 정도 가격에 얼마나 많이 사갈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패널 업체 입장에서 8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으로 월 1만5000(15K)장 규모 IT용 8세대 OLED 라인을 구축하려면 수조원 투자가 필요한데, 수익성을 뒷받침할만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맥북에 OLED를 적용하는 것도 최소한 애플 생태계에서 벗어나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전제 아래서 디스플레이를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바꿔 애플이 매출 확대를 노리는 것인데, 최근처럼 맥북 매출이 급감하면 이러한 기대는 실현되기 어렵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부터 주요국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직접 지원하면서 2~3년 뒤에 나타날 일부 소비가 미리 발생했기 때문에, 당분간 IT 제품 수요가 큰 폭으로 회복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처럼 미리 발생한 수요는 '가수요'라고 불렀다.

국내 두 패널 업체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초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IT용 8세대 OLED 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익성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캐논토키는 핵심장비인 증착기 가격을 높게 부르면서, 장비 개발비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비 가격을 깎아준다는 명목으로 개발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발비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중국 광저우 TV용 8세대 화이트(W)-OLED 공장을 완공하고 1년이 지난 2020년에야 양산 가동한 바 있다. 공장 양산 준비는 마쳤지만 수요가 없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IT용 8세대 OLED 라인 수요가 충분치 않으면, 조 단위 투자는 돌이킬 수 없는 악수가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은 국내 장비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내 두 패널 업체는 일부 장비업체를 상대로 IT용 8세대 라인 장비 가격을 6세대 라인 장비 가격보다 많이 주기 어렵다고 말하거나, 장비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6세대 라인 장비 가격도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졌는데, 패널 업체가 8세대 장비 가격을 이미 떨어진 6세대 장비와 비슷한 수준에서 요구했다"고 밝혔다. 장비 공급망이 이원화된 경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업체가 낮은 가격에라도 장비를 제작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선 불확실성 속에서도 애플이란 최대 고객사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이 2분기 안에 증착기 등 주요 장비를 발주할 것이란 전망과, 불확실한 수요와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 패널 업체가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함께 나온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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