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RGB 올레도스 업체 美이매진 인수...2900억원
삼성D, 장기적으로 RGB 올레도스로 애플 납품 계획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매진 방식 올레도스 우선 검토
2023-05-18 이기종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RGB' 올레도스 업체 이매진(eMagin)을 인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단기에는 'WOLED+CF' 올레도스를 개발하지만, 장기에는 'RGB' 올레도스를 개발해 애플에 납품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17일 이매진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와 최종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액은 2억1800만달러(약 2900억원)다. 주당 2.08달러로, 16일(현지시간) 종가 1.89달러에 10% 프리미엄을 얹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매진을 합병한 이유는 확장현실(XR)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적(R)녹(G)청(B)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하는 올레도스 기술은 크게 화이트(W)-OLED에 컬러필터(CF)를 형성하는 'WOLED+CF' 방식과, RGB 화소를 같은 층에 인접 증착하는 'RGB' 방식 올레도스 방식으로 나뉜다. WOLED+CF 올레도스는 WOLED를 발광원으로 사용하고, RGB 컬러필터로 색을 구현한다.
RGB 올레도스는 파인메탈마스크(FMM)와 같은 마스크를 사용해 RGB 화소를 증착하기 때문에 컬러필터 없이 OLED에서 빛과 색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RGB 방식 올레도스로 사용자에게 몰입감을 주려면 RGB 서브픽셀을 촘촘하게 증착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기술 난도가 높다.
이매진은 실리콘 마스크를 통해 RGB 서브픽셀을 직접 증착하는 자신들의 올레도스 효율과 제품수명이 WOLED+CF 방식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상용화된 OLED 중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만 발광원 증착에 FMM을 사용하고, 나머지 대형 OLED와 WOLED+CF 방식 올레도스는 오픈메탈마스크(OMM)만 활용한다.
이매진은 WOLED+CF 방식과 차별화하기 위해 자신들의 기술에 'dPd'(direct pattenred)란 상표를 붙였다. 이매진은 자신들이 미국 내 유일한 올레도스 업체이고, 실리콘 백플레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지난해 8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에서 아말 고쉬 이매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기술과 함께, 광학, 콘텐츠, 가격 등이 주요 도전과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이미 이매진에 합병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나스닥 상장사인 이매진 합병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동시에, RGB 올레도스로 이매진 방식을 우선 검토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올레도스는 WOLED+CF 방식으로 개발하되, 장기적으로 애플에는 RGB 방식 올레도스를 개발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소니 등이 개발 중인 WOLED+CF 방식 올레도스는 진입장벽이 낮다고 판단해, RGB 방식 올레도스를 다른 업체보다 빨리 개발하겠다고 결정했다. RGB 방식 올레도스는 양산까지 3~4년 이상 필요할 것이라고 업계에선 예상한다.
다만 WOLED+CF 방식 올레도스도 애플 등이 요청한 화소밀도 3500PPI(Pixels Per Inch)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RGB 방식 올레도스를 개발할 필요는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매진 방식도 아직 양산성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PS홀딩스의 레이저 패터닝 방식 FMM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애플의 첫번째 혼합현실(MR) 기기는 WOLED+CF 방식 올레도스를 적용한다. 해당 디스플레이는 소니가 제작한다. LG디스플레이도 WOLED+CF 방식 올레도스를 개발 중이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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