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배터리 소재 사업 삼중고
중국향 동박 물량 50% 이상 감소 예상
전력비 상승에 국내 공장은 적자
2023-05-20 이수환 기자
중국 고객사 물량 감소, 전력비 상승, 환손실 등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배터리 동박 사업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유럽 신규 증설, 북미 거점 마련 등의 투자도 미뤄졌다. 기존 공장의 가동률 저하까지 겹치면서 생산 능력과 투자 시점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박은 배터리의 음극집전체로 활용된다. 과거에는 롤러를 이용한 압연 방식을 주로 썼지만, 2000년대부터 구리 스크랩(Scrub)을 황산에 옥인 황산구리 용액에서 구리를 추출하는 전해 방식으로 동박을 만든다. 황산구리 용액에 반쯤 담겨진 티타튬 드럼이 회전하고, 전기를 가하면 티타늄 드럼에 동박이 감긴다. 최근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6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극박 동박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1분기 매출 1636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72% 줄었다.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 법인이 보유한 단기금융상품이 유로화 강세로 환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외화환산손실이 39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올해 중국 고객사 동박 물량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1분기 재고조정 영향이 이어지면서 수요 부진이 예상된다. CATL, BYD에 6㎛ 이하 두께를 가진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공급할 계획이지만, 물량 자체는 지난해와 비교해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회복의 관건은 국내 법인의 흑자전환과 하반기 수요 반등에 달렸다. 지난해 국내 전력비가 킬로와트시(kWh) 140원이 올랐다. 익산 공장은 두께가 더 얇은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해 원가를 절감한다. 하반기 흑자전환을 기대한다. 물론 고객사 재고조정이 끝나고 수요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현재 동박 생산 능력은 6만톤(t)이다. 생산량 확대는 말레이시아 공장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5‧6라인 추가 2만t가 추가된다. 익산 공장이 프리미엄이면 이곳은 범용 제품 중심으로 생산이 이뤄진다. 7‧8라인 2만5000t 추가도 검토 중이다.
중장기 생산량 확대 계획은 지연이 불가피하다. 유럽 고객들의 배터리 공장 본격 가동이 2025년에서 2026년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보다 2~3년 지연이 불가피하다. 스페인 공장의 경우 2024년 완공 계획이었으나, 1년 정도 지연되고 있다. 북미, 말레이시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겠지만 시설투자비와 집행 시점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현재 동박 시장은 고려아연 자회사인 케이잼을 비롯해 LG화학이 신규로 참여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동박 시장은 2021년 26만5000t에서 2025년 74만8000t으로 연평균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도 1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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